물가상승률 OECD 최하위권…'우한 폐렴'이 더 끌어내리나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0.4%
OECD 36개국 가운데 33위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되면
디플레 우려 확대될 가능성"
지난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물가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재차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OECD 회원국 36개 가운데 33위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1965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낮았다.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그리스(0.2%) 포르투갈(0.3%)뿐이었다. 스위스(0.4%)는 한국과 같았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2017년 1.9%를 기록해 OECD 회원국 가운데 15위로 중위권에 속했다. 하지만 2018년 1.5%로 떨어지며 26위에 자리했고 지난해에는 0%대로 낮아지며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근원물가 상승률도 0.7%를 기록해 세계 최하위권인 29위로 떨어졌다. 근원물가란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를 뜻한다. 한국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2017년 1.7%로 13번째로 높았지만 2018년에는 1.2%로 19위로 떨어졌고 올해 재차 낮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1.5%를 기록하며 2018년 12월(1.3%) 후 13개월 만에 1%를 웃도는 등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소비가 빠르게 위축되는 만큼 이달 물가 상승률이 재차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기조적 물가 상승률의 점진적 하락 추세가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이 더 둔화되면 상대적으로 작은 충격에도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