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밀려…'바비인형' 공장 3곳 문닫는다

마텔, 아시아·캐나다 생산 중단
우한 폐렴에 공급망까지 마비
장난감업계의 거인 미국 마텔이 잇따라 공장 세 곳의 문을 닫는다. 온라인 게임에 밀려 전통 장난감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 몰락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바비인형’ ‘핫휠’ ‘피셔프라이스’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마텔은 미국 해즈브로와 함께 세계 장난감업계를 양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마텔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지난해 중국, 인도네시아에 있는 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올해 안으로 캐나다 몬트리올 공장의 문도 닫을 계획이다. 몬트리올 공장은 ‘메가블록스’를 생산해온 곳이다.이 회사는 지난해 7월 멕시코 공장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장난감을 아웃소싱을 통해 생산해온 해즈브로와 달리 마텔은 세계 13곳의 자체 공장에서 3만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해 장난감을 생산해왔다.

이 같은 생산기지 구조조정은 지속적인 판매 부진에 따른 것이다. 세계 장난감업계는 온라인·스마트폰 게임에 치중하는 ‘디지털 키즈’가 갈수록 늘면서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2017년 토이저러스가 파산한 뒤 세계 1600여 곳의 점포를 줄줄이 정리하면서 판매에 결정적 타격을 받았다. 마텔은 피셔프라이스와 같은 대형 장난감, 아메리칸걸 인형 등의 구조적 판매 부진 속에 2015년 57억달러에 달하던 매출이 2018년에는 45억달러까지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장난감 판매는 전년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세계 장난감업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도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 글로벌 공급망이 멈춰섰기 때문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