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종로 '프레임 싸움'…이낙연 '국민 통합' vs 황교안 '정권 심판'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1일 4·15 총선 출마지인 서울 종로에서 사흘째 표심 공략을 이어 갔다. 이 전 총리는 선거전 화두로 ‘국민 통합론’과 ‘지역 일꾼론’을, 황 대표는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전날에 이어 출근길 인사를 했다. 이어 비공개 일정으로 창신동 쪽방촌을 방문해 주거 취약 계층 현황을 살폈다. 오후에는 평창동의 평창문화공간을 찾아 도시재생사업 등에 대한 주민 의견을 들었다. 지난달 23일 종로 예비 후보로 등록한 이 전 총리는 전날 자신의 학력·경력 등이 기재된 예비 후보 명함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였던 이화동 이화장을 찾아 이 전 대통령 양아들인 이인수 박사 부부를 예방했다.

차기 대선 주자 1, 2위인 이 전 총리와 황 대표의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프레임(틀) 짜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종로를 반드시 ‘정권 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전날 종로 당원과의 간담회에서도 “종로가 정권 심판의 최선봉 부대가 돼 문재인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한국당의 ‘국정 발목 잡기’를 부각하는 ‘야당 심판론’을 꺼내 들었다. 다만 이 전 총리 측은 “심판론만 앞세우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초래된 사회 분열을 치유할 수 없다”며 “‘국민 통합’ 메시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지역 주민들에게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공약을 내놓으며 ‘지역 일꾼’ 이미지를 새기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전날 종로 보석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는 등 직능단체와의 비공개 간담회를 연달아 여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