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 겸직 부담' 덜어낸 손태승…종합금융그룹 새 판짜기 과제
입력
수정
지면A14
잇단 논란…신뢰 회복도 관건우리금융그룹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 자리를 분리한 것은 작년 1월 이후 1년여 만이다. 11일 선임된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공식 임기는 다음달 24일 시작하지만 사실상 12일부터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 직을 따로 운영한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사진)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손 회장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의결되면 2023년 3월까지 3년간 우리금융을 이끈다.손 회장에겐 풀어야 할 과제가 여럿이다. 우리금융은 올해로 지주 체제 전환 2년째를 맞는다. 출범 당시 목표인 ‘종합금융그룹’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룹 포트폴리오부터 새로 구축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우리은행 의존도가 너무 높다.
손 회장도 지난해 지주 회장에 오른 직후부터 꾸준히 인수합병(M&A) 의지를 내보였다. 지난해 자산운용사 2곳(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과 부동산 신탁사(국제자산신탁)를 잇따라 인수했다. 현재는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 등으로 그룹에 편입됐다. 지난해 10월엔 롯데카드 지분 20%를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많다. 덩치가 큰 증권사나 보험사를 인수해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손 회장이 무사히 연임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우리은행은 파생결합상품(DLF) 손실 사태에 이어 비밀번호 도용 사고 등으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극복하는 것도 손 회장이 챙겨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17.25%의 지분을 추가 매각해 민영화를 완료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 숙제를 해결하려면 저평가돼 있는 우리금융 주가를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해 2월 1만6000원을 기록했던 우리금융 주가는 1만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