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파바로티와 '환상 호흡' 소프라노 프레니 타계
입력
수정
지면A2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지난 9일 이탈리아 소프라노 미렐라 프레니가 8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와는 같은 고향(모데나)에서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자란 동갑내기 친구였고, 카라얀이 지휘한 전설적인 ‘라 보엠’ 음반으로 대표되듯 두 사람은 ‘환상의 커플’로 유명했다.
프레니는 젊은 시절의 정통 리리코 소프라노에서 나이가 들면서 좀 더 무거운 스핀토 성향으로 옮겨가면서도 순수한 여성의 분위기를 간직했던 최고의 가수였다. 세계적 스타였음에도 카리스마보다는 늘 공연장과 녹음실의 동료들을 배려한 성격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외모는 살짝 촌스러운 듯싶지만 늘 ‘아름다운 미렐라 프레니’로 불리며 누구에게나 사랑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1980년대 이후 파바로티와의 공연 기회가 줄어든 것도 둘 사이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아니라 프레니의 레퍼토리가 파바로티와 다른 방향으로 펼쳐진 탓이다. 프레니의 선량한 미소가 오래도록 그리울 것만 같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