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공천" "경선 불공평"…한국당 면접 첫날부터 신경전

서울 등 33개 지역구 대상 진행…'황교안 출마' 종로 심사는 연기
"용산은 만만치 않은 곳입니다.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합니다.

저를 공천해주십시오."(권영세 전 주중대사)
"그냥 경선한다고요? 그러면 여성에게 불리합니다.

공평한 처사가 아닙니다. "(황춘자 전 용산구 당협위원장)
"특정 스펙이나 화려한 부분만 보지 마십시오. 진정으로 여당과 싸울 투사를 뽑는 게 중요합니다.

"(김기현 전 당 대표 정무특보)
자유한국당이 4·15 총선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작한 면접 심사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신청자들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도 오갔다. 한국당은 이날 서울 33개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84명을 심사한다.

중구·성동갑에 이어 용산 차례가 됐다.

이 지역구는 한국당의 1차 신청 마감 결과 최고 경쟁률(10대 1)을 기록한 곳이다. 권 전 대사, 김 전 특보, 김광만 전 호남대 초빙교수, 김경대 전 한국당 용산구청장 후보, 이강언 전 한나라당 대표 특보, 이일현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이사, 조상규 변호사, 허용석 전 관세청장, 그리고 황 전 위원장까지 9명이 대기실에서 심사장으로 차례차례 들어갔다.

나머지 1명은 비공개 면접을 신청했다.

이어 9명의 공관위원이 9명의 신청자와 '단체 미팅'을 하듯 마주 앉았다.

공관위원들 앞에는 심사 서류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예정보다 10분 늦은 오전 10시 20분께 심사장 문이 닫혔다.
40여분이 흐른 뒤 문이 열리고 신청자들이 하나둘 빠져나왔다.

이들은 취재진에게 숨 가쁘게 진행된 면접 상황을 전했다.

면접은 신청자들이 나름의 '총선승리' 방안을 1분가량 발표하고, 공관위원들과 '필승전략'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뒤 마무리 발언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공관위원들은 "공천에 다 승복하고 당을 위해 돕겠냐"고 물었고, 신청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공천 룰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만들어 공천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경선을 할 수 있다"고 하자 여성인 황 전 위원장 등이 즉석에서 반발하기도 했다고 권 전 대사가 전했다.

용산에 이어 광진갑, 그리고 광진을 등의 순서로 면접 신청자들이 들어갔다.

광진을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명만 신청한 곳이다.

불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로, 한국당에는 '험지'로 여겨진다.

오 전 시장은 단독 면접을 마치고 나서 더불어민주당 예상 후보를 묻자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바뀌어서 여론조사가 진행돼 왔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누가 올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종로 면접 심사는 뒤로 미뤘다.

7명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황교안 대표가 뒤늦게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이날 중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추가 공모(14∼18일) 기간에 공천을 신청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