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현 메지온 회장 "유데나필, 허가신청 작업 순항 중…제품 생산 시작"[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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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내년 1분기 판매허가 예상""유데나필은 미국에서 '쥴비고(Julvigo)'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내년 1분기 최종 판매허가 승인과 2분기 출시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미 상업용 약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내년 1분기 허가 예상"
지난 12일 강남 테헤란로 본사에서 만난 박동현 메지온 회장(사진)은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허가 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데나필 임상 3상에서 얻은 결과를 FDA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임상의 목적은 아이들의 운동 능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었고 우리는 지표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며 "유데나필의 대상이 희귀병이라는 점도 판매허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데나필은 폰탄수술을 받은 아이들의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약이다. 폰탄수술은 선천적으로 심실이 하나뿐인 환자들을 위한 수술법이다. 이들은 분리돼야 할 정맥혈과 동맥혈이 섞여 저산소증과 운동 능력 저하 등으로 고통 받는다. 수술을 받으면 대정맥에서 흘러온 피가 우심실을 거치지 않고 곧장 폐동맥으로 흐른다.
수술 효과가 크지만 성인이 되면서 효과가 서서히 떨어진다. 펌프 역할을 하는 심실 없어 피를 순환시키는 힘이 약해서다. 몸이 작은 아이는 버틸 수 있지만 성인은 절대적으로 산소가 부족하다. 이때 유데나필을 쓰면 폐동맥이 확장돼 혈류가 늘어난다.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는 것이다. ◆"판매허가 신청 작업 순항 중"
지난해 11월 메지온은 유데나필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1차 지표인 최대산소소비량(VO2 max)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2차 지표인 유산소 운동에서 무산소 운동으로 바뀌는 시점에서의 산소소비정도(VO2 at VAT)에서는 효과를 확인했다.
박 회장은 "임상 시험을 진행해보니 폰탄수술을 받은 아이들에게 운동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최대산소소비량을 측정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이들의 정맥압은 이미 보통 사람보다 높아, 아이들을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 산소소비량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실패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보통 사람의 정맥압은 4~5mmHg(밀리미터 머큐리)정도인데 폰탄수술을 받은 환자의 정맥압은 14~15mmHg이다. 이미 무리에 가까운 몸 상태인데, 여기서 운동능력을 더 끌어올리는 것은 힘들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계단을 오르고 빠르게 걷는 등 일상생활에서 숨이 차오르는, 즉 유산소 운동이 무산소 운동으로 바뀌는 시점의 산소소비정도를 측정하는 2차 지표가 더 의미가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운동능력을 향상시켰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유데나필의 3상의 성과는 미 심장학회(AHA)에서도 인정받았다. AHA는 연초 유데나필 3상을 2019년 10대 과학적 진보로 선정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다. 메지온이 유데나필 3상을 통해 선천성 심장질환 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메지온은 현재 FDA에 신약허가 신청서(NDA) 제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0월 회의를 통해 FDA로부터 신청서 제출이 가능하다(Fileable)는 의견도 받았다. NDA는 크게 5개의 모듈(Module)로 정리돼 제출하게 된다. 모듈 1은 약의 라벨과 제품명 등 신약신청을 위해 제출돼야 하는 기본 서류들이 포함돼 있다. 모듈 3은 약 제조와 관련된 자료, 모듈 4는 독성 자료 및 동물시험들이 포함된 비임상자료, 그리고 모듈 5는 임상시험 자료다. 모듈 2는 모듈 3~5를 각각 정리한 자료다.
현재 모듈 3과 4는 거의 준비가 완료됐다. 모듈 5가 준비되는대로 모듈 2도 완료될 예정이다.◆ "美 보험사와 약가 협의 시작"
관련 분야에서 1차 지표 미달성에도 2차 지표를 통해 판매허가를 받은 사례도 있다. 미국 화이자의 레바티오다. 레바티오는 실데나필을 주 원료로 하는 소아 폐동맥 고혈압(PAH) 약이다. 흔히 알고 있는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와 성분이 같다.
당시 화이자는 아이들의 운동수행능력이 향상되는지 확인하려고 했으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을 아이들에게 똑같이 적용하기 어려웠다. 아이들은 운동 테스트를 끝까지 수행하기 어려워서다. FDA는 2차 지표였던 폐혈관저항지수(PVRI)에서의 효과를 인정하고, 레바티오를 허가했다.
박 회장은 "FDA는 유데나필의 2차 지표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FDA는 치료약이 없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데나필의 연간 보험 약가는 약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체제가 있어 높은 약가를 받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지만 미국 의료보험 구조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미국 보험사는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 값을 지원하는 것과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입원 및 치료 등을 받았을 때 지급해야할 보험료의 차이를 비교해 약가를 정한다"며 "환자도 많지 않아 충분히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환자가 많으면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커지는데, 12세 이상의 미국 내 폰탄수술 환자는 2만5000명 가량이라는 것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FALD(Fontan Associated Liver Disease)' 시험의 결과도 약가를 높이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대부분의 폰탄수술 환자는 나이가 들면서 간질환 부작용이 심각해 진다. 10대에 간암으로 사망하는 폰탄수술 환자도 다수 있는 실정이다. 환자의 운동능력 향상 뿐만 아니라 간질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면, 유데나필 처방의 당위성과 함께 약가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와 약가를 정하는 회의도 이미 시작했다. 수개월 내에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될 것으로 메지온 측은 예상 중이다.
판매허가 전 환자들에게 유데나필을 공급할 수 있는 조기공급프로그램(EAP·Early Access Program)은 이미 FDA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EAP에 참여하는 각 병원과 관련 최종 작업을 진행 중이며, 빠른 시간 내에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상업화 전략은 일차적으로 12세 이상 환자를 모두 공략한다는 것이다. 협력 기관 및 병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신약허가 후 표준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추가적으로 12세 미만 환자를 포함시키는 독성시험도 진행 중이다. 연말 마무리 예정이다. 박 회장은 "메지온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약이 없어서 힘들어 하는 환자와 가족에게 최대한 빨리 약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주주들의 꾸준한 지지와 투자자금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주주들을 위해 시장의 신뢰를 쌓고 꾸준한 실적을 내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