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의 텔레파시] 이통사 '휴전협정'에도…갤S20 보조금 경쟁 관심 모으는 이유

사전예약 기간 단축하고 공시지원금 변경 금지
이용자·업계 반응 부정적…"출혈경쟁 반복될 것"
공식 출시일부터 불법보조금 다시 고개 들 전망
[편집자주] 정보기술(IT)의 바다는 역동적입니다. 감탄을 자아내는 신기술이 밀물처럼 밀려오지만 어렵고 생소한 개념이 넘실대는 통에 깊이 다가서기 어렵습니다. 독자들의 보다 즐거운 탐험을 위해 IT의 바다 한가운데서 매주 생생한 '텔레파시'를 전하겠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카르텔은 깨지기 마련이다."갤럭시S20 출시를 앞두고 이동통신3사가 맺은 '휴전 협정'에 시장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통사들은 과도한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시장 안정화를 꾀한다는 취지지만 소비자들에겐 '가격할인 없는 담합'으로 비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사전예약 휴전 협정이 끝나는 공식 출시일(3월6일) 이후부터는 이통3사가 다시 불법 보조금 전쟁에 뛰어들 거란 전망도 나온다.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점유율 경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지난 10일 '신규출시 단말기 예약가입절차 개선방안'을 공동 발표했다. 신규 단말기 사전예약 기간을 한 주로 단일화하고, 사전예약 판매 기간에 정한 공시지원금을 임의 변경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삼성전자의 새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작년과 같은 불법 보조금 대란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마련한 조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0/사진=삼성전자
이통3사는 "플래그십 단말기가 출시될 때마다 가입자 모집경쟁이 과열양상이 일어난 데에는 사전예약 절차가 무분별하게 운영됐기 때문"이라며 "이용자 피해 예방과 유통망 혼선, 업무처리 부담을 완화를 위해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통사들의 신사협정 소식은 '뽐뿌', '알고사' 등 휴대전화 관련 커뮤니티로 퍼져나갔다. 소식을 접한 이용자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 누리꾼은 "싸게 팔고 싸게 사는 걸 불법으로 취급한다. 통피아(통신+마피아)나 다름없다"며 "불법 보조금 없앤다는 말은 매번 해 왔다. 돌아서면 깨질 약속"이라고 지적했다.이통업계 내부 반응도 회의적이다. 휴전 협정이 사전예약 기간에 한정된 점 때문이다.

당초 삼성전자와 이통3사는 오는 14일부터 28일까지 15일간 갤럭시S20 예약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협정으로 사전예약 기간이 20일부터 26일까지의 7일간으로 단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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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는 사전예약 기간 예고한 지원금을 공식 출시일인 다음달 6일까지 유지한다. 하지만 이후에는 공시지원금을 올려도 무방하다. 불법 보조금 경쟁이 갤럭시S20 출시일부터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얘기다.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때와 달라진 5G 시장의 이통사 점유율도 불법 보조금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무선통신 시장의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5:3:2 구도'가 5G 시장에선 바뀔 조짐이 보인다. 작년 12월 기준 LG유플러스의 5G 점유율은 25%로 '4:3:3 구도'를 넘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불법 보조금으로 인한 시장 과열은 사전예약뿐 아니라 공식 판매 이후에도 지속됐다. 사전예약 기간을 줄인다고 해서 불법 보조금 경쟁이 완화될 거라고 보진 않는다"면서 "갤럭시S20 판매량이 저조하면 이통사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보조금 경쟁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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