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경선] 연이은 참패 바이든의 추락…'3수' 대권 꿈 접나 위기

아이오와 4위 이어 뉴햄프셔에서 5위…기사회생 드라마 가능할까 의문도
늦게 승기 잡은 '빌 클린턴 모델' 주장…사우스캐롤라이나 벌써 날아가 '올인'
미국 민주당의 대선 유력 주자로 평가됐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초반 두 차례 경선에서 연달아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추락했다.바이든은 첫 경선인 지난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4위에 머문 데 이어 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5위를 기록하며 쓴잔을 마셨다.

대세론을 형성해 온 바이든은 막상 경선의 막이 오르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반전이 없다면 완주도 위태로워 보인다는 평가마저 나온다.델라웨어주 6선 상원의원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부통령을 연임한 바이든은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안정감과 '본선 경쟁력'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해왔다.

반면 고령(77세)과 구세대 기성 정치인 이미지, 빈약한 토론 능력 등은 약점이다.

바이든은 1988년과 2008년에도 대선 경선에 도전한 바 있다.현재까지만 본다면 '3수' 끝에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를 위기다.

그는 초반 열세에도 불구하고 그간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는 선두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마저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빼앗기는 등 완연한 급락세다.

그의 몰락은 지지층이 비슷한 중도파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의 급상승과 함께 자신의 본선 경쟁력에 유권자들이 의문을 품은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기사회생 여부는 곧 다가올 주요 경선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오는 29일 4번째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와 내달 3일 14개 주가 동시다발 경선에 나서는 '슈퍼 화요일' 투표 결과다.

미 대선 역사에서 아이오와·뉴햄프셔 경선에서 선전하는 것이 대선 후보가 되는 길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바이든은 아직 '승부처'가 남았다는 주장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그의 주요 지지층인 흑인이 많은 곳이다.

대선 후보를 뽑는 대의원 규모에서도 사우스캐롤라이나에는 초반 경선 중 가장 많은 54명이 걸려 있다.

또 슈퍼 화요일에는 총 1천357명의 대의원이 선출된다.

아이오와는 41명, 뉴햄프셔는 24명이 배정됐고 3번째 경선인 네바다주 코커스는 36명이다.
바이든은 아예 뉴햄프셔 경선 당일인 이날 오후 부인과 함께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날아가 밤에 선거캠프 출범 행사를 가졌다.

강세 지역에 '올인'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그는 이날 밤 연설에서 지금까지 나온 결과는 50개주 가운데 초반 두 곳의 결과일 뿐이라며 "전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난 게 아니다.

이제 막 시작됐다"며 거듭 의지를 다졌다.

또 바이든은 뉴햄프셔 유권자에게 보낸 영상 연설에서 "우리는 돌아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기 위해 '대선후보'가 돼 뉴햄프셔 유권자들과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세드릭 리치먼드 하원의원은 1992년 경선 초반 열세를 딛고 대선후보가 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사례를 언급하며 "바이든은 '클린턴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빌 클린턴은 아이오와·뉴햄프셔에서 모두 패하는 등 초반 11개 경선에서 조지아주 한 곳에서만 이겼지만, 12번째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압승하고 이후 슈퍼 화요일에도 큰 승리를 차지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바이든 측이 흑인 유권자를 기반으로 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승리와 슈퍼 화요일에서의 다수 대의원 확보에 치중해왔다고 전했다.

다만 바이든이 아이오와 4위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도 기반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짚었다.워싱턴포스트(WP)도 "바이든은 비틀거리는 선거운동을 되살리기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곳에서의 성공은 더는 확실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