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새들은 고요를 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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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소나무 가지에 두 마리 새가 마주보고 앉아 있다. 그 아래 공간엔 희미하게 저물어가는 태양과 날아가는 새 한 마리가 있다. 고즈넉한 흑백의 풍경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사진가 펜티 사말라티가 2016년 서울에서 찍은 ‘서울, 한국(세 마리 새), 2016’이란 사진인데, 그의 두 번째 한국전 ‘바람 너머에(Beyond the wind)’ 작품 중 하나다. 서양 사진가로는 드물게 사말라티는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 나는 풍경사진을 담아왔다. 그의 사진들은 단순한 구도와 넉넉한 여백을 보여준다. 특이한 점은 작품에 반드시 동물을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묵화같이 고요하면서도 경쾌한 리듬이 있다.
사말라티는 철저히 아날로그의 작업 과정을 따르기 때문에 ‘전통 흑백 사진의 장인’으로 불린다. 필름으로 촬영한 뒤 암실에서 화학약품을 사용해 손수 인화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디지털인화기로 출력한 사진이 놓치고 있는 풍부하고 섬세한 질감이 살아 있다. (공근혜갤러리, 3월 22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