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 갑질' 조현민, 경영복귀 8개월 만에 공식 석상 등장

사회공헌사업 행사 참여…"오빠 조원태 회장에 힘 실어주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경영에 복귀한 지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일각에서는 지난 4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지지 선언에 이어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하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전무는 이날 오전 이화여대 약학관에서 열린 '이화여대 섬유화질환 제어 연구센터 후원 협약식'에 직접 참석했으며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이날 협약식은 작년 4월 미국에서 폐 질환으로 별세한 고(故) 조양호 회장의 1주기를 앞두고 고인을 추모하기 위한 사회 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조 전무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물컵 갑질' 사건 14개월 만인 작년 6월 한진그룹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경영에 복귀한 지 8개월 만이다.
앞서 조 전무는 2018년 3월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업체 A사 팀장 B씨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서 뿌린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조양호 회장 별세 후 2개월 만인 작년 6월 그룹 사회공헌활동과 신사업 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자리에 앉았다.조 전무의 경영 복귀는 오빠인 조원태 회장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태 회장은 작년 11월 뉴욕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동생(조 전무)은 제가 좀 들어와 달라고 그랬다"며 "하기 싫어하는데 등 떠밀듯이 넣었다.

아버님 뜻이기도 했다"고 조 전무의 복귀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다만 조 전무로 인해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게 된 진에어의 경우 노조가 경영복귀를 철회하라고 성명을 내는 등 '때 이른 복귀'라는 비판 여론이 그룹 안팎에서 잇따라 그동안 외부 활동을 사실상 자제해 왔다.

선친 추모사업의 일환인 이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외부세력과 연대한 조현아 전 부사장에 맞서 어려움을 겪는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선친 추모 사업을 계기로 '조원태 체제'를 중심으로 선친의 뜻을 받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족 간 결속을 다지려는 취지라는 것이다.

앞서 조 전무는 지난 4일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함께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또 이날 행사를 비롯해 조양호 회장의 별세 1주기를 맞은 추모사업을 시작으로 마케팅 능력을 발휘하며 그룹 내에서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