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싸움 끝났다"…예·적금 금리 낮추는 시중은행[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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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우리, 10일부터 일부 수신상품 금리 인하한동안 잠잠했던 시중은행의 예·적금(수신) 금리 인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신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 비율) 규제 등으로 미뤄왔던 인하 시기가 도래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일부 수신 상품의 금리를 낮췄다. KB국민은행은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를 기존 0.70~1.10%에서 0.60~1.00%로 변경했다.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은 가입 기간 내에 회전 주기가 반복되면서 자금이 굴러간다.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중도 해지하거나 분할 해지를 하더라도 회전주기 단위로 약정이율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단위기간을 1개월로 설정하면 1개월 이후 해지하더라도 1개월에 대한 이자를 받는다.
'KB국민UP정기예금'의 경우 계약 기간에 따라 1.35~1.50%이던 금리를 1.10~1.30%로 낮췄다. 누적 평균 금리는 1.42%에서 1.20%로 0.22%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단기 금융시장 실세금리 하락을 반영해 두 상품의 기본 금리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우리은행은 'WON 예금'과 '위비정기예금'의 금리를 내렸다. 기간에 따라 연 0.50~0.95%의 금리가 주어졌던 WON 예금은 연 0.50~0.87%로 변경됐다. 위비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1.4%에서 연 1.1%로 인하했다.
하나은행은 아직까지 별다른 계획이 없으나 신한은행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수신 금리 변경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시중은행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2%대 초반이었으나 1년 사이에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연 1.25%로 인하했음에도 공격적으로 수신 금리를 낮추지 못했다.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신 예대율 규제를 감안할 때 수신 금리를 낮추면 예금자의 이탈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은 예대율 100%를 넘으면 안된다. 신 예대율에서는 가계대출의 가중치가 15% 상향되는 반면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하향한다. 가계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예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예금 유치를 위해서는 다른 은행보다 경쟁력 있는 수신 금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수신 시장금리가 내려간 상황에서 수신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선뜻 예금 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눈치를 보던 은행들이 줄줄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가 전망되고 있는 만큼 0%대 예금 금리 시대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은지/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