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아파트 매매해놓고…'PD수첩' 조작, 방심위 "심의상정 검토 중"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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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인터뷰 조작 의혹'PD수첩'이 인터뷰 조작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9억 대 아파트 매입했는데
"매수 부분 편집할테니…"
신상 공개로 2차 피해까지 '확산'
MBC 'PD수첩'은 지난 11일 '2020 집값에 대하여 3부 : 커지는 풍선효과 불안한 사람들'을 타이틀로 서울 강남과 인접한 수도권 남부 아파트값 폭등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또한 정부가 지난 2년 9개월 동안 총 18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출부터 임대소득세, 양도소득세, 보유세 등의 임대주택사업자의 특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서울 용산구에 "전세로 살고 있다"는 김모 씨의 인터뷰였다. 용산은 '마용성'으로 불릴 만큼 서울 시내에서 마포, 성동과 함께 대표적으로 아파트값 상승 지역으로 꼽힌다.
'PD수첩'은 "최근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서울의 한 지역, 1년 전 결혼해 이 집에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씨"라고 그를 소개했다. 김 씨는 "(결혼할 때) 이 집을 샀으면 1억2000만 원이 올랐을 텐데,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저희 가진 돈 합쳐서 샀으면"이라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그러면서 내레이션으로는 "결혼할 당시 샀더라면 지금보다 1억 원이 쌌을 텐데 지금에야 뼈아픈 후회를 한다"라는 말과 함께 부동산 공부에 열중하는 김 씨의 모습을 선보였다.하지만 방송 이후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 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캡처 화면이 공개됐다. 해당 대화에는 'PD수첩'이 김 씨가 부동산 카페에 올린 글을 보고 인터뷰 요청을 했고, "제작진이 뉴타운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부분을 편집할 테니 모자이크 처리 없이 방송에 나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보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질문이 담겨있었다.
대화에 등장한 아파트는 서울 시내 뉴타운의 신축 아파트로 현재 9억 원 대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9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입한 인물을 "전세 거주자"로 소개하고, "집을 샀으면 1억2000만 원을 손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인터뷰를 내보낸 방송에 "조작 인터뷰"라는 날선 반응이 나왔다. 더욱이 'PD수첩' 측이 김 씨의 실명은 물론, 얼굴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채 공개하면서 방송 이후 김 씨의 신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김 씨가 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배우를 섭외한 것이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논란이 커지자 'PD수첩' 측은 "제작진은 취재 중 A 씨가 인터뷰 하루 전 소형 아파트 매수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는 점을 인지했다"며 "A 씨가 선금만 지불했을 뿐 등기 이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아파트가 노출될 경우 계약이 파기되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계약 사실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A 씨의 아파트 매입 사실을 알고도 방송에서 의도적으로 무주택자로 보이도록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
그렇지만 문자 내용과 달리 먼저 'PD수첩'이 아파트 매수 부분을 편집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김 씨가 먼저 요청한 것"이라며 김 씨의 사정을 '배려'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김 씨가 등장한 부분을 삭제한 편집본을 다시보기로 재업로드했지만,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여전히 김 씨의 인터뷰를 시청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김 씨의 대학교 입학 소감문까지 함께 공유되고 있다.
'PD수첩' 측의 해명에도 인터뷰 조작과 관련된 민원들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되면서 안건 상장을 위한 검토가 시작됐다.
방심위는 지난해 7월 자신의 목소리를 변조해 취재원인 척 인터뷰를 조작했던 KNN에 과징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또한 '미투' 정봉주 전 의원에게 유리한 증거만 제시해 '조작 방송' 논란이 불거졌던 SBS '블랙하우스' 관계자는 2018년 6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때문에 이번 'PD수첩'의 경우 방심위가 어떤 결론을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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