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보도, 발생 사건보다 예방·대처 중심으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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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진흥재단 '감염질병과 언론보도' 토론회
대중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을 적극적으로 예방하도록 하려면 누가 감염됐다는 식의 언론 보도보다 대처 방안 중심의 보도가 효과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13일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감염질병과 언론보도' 토론회에서 "보건당국이나 전문가 등 정보 출처가 분명하고 정확한 대응 방안 중심의 보도가 발생 사건 중심 보도보다 대중의 감염병 예방 행동과 정보 추구 실천 의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크리에이티브앤랩이 지난해 전국 20~60대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염병 언론보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특히 메르스 등 1~3급 감염병 보도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증상정보, 의료정보, 대처방안에 관한 보도 비율은 전체 보도의 10~30% 수준이고, 특히 대처방안 보도량이 매우 낮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감염병 보도는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공공성과 감염인의 사생활 보호라는 두 가지 보도 원칙을 지켜야 하므로 다른 사회재난 보도에 비해 어려움이 따른다"며 "빠른 취재 방향 설정과 올바른 보도를 위해선 변화된 환경에 맞는 감염병 보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뒤이은 토론에 참여한 다른 전문가들도 감염자 확대 사실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감염 위험을 경고하는 보도보다는 예방 중심의 정확한 보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인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사람들이 정말 무서워하는 건 (코로나19) 감염이 아니라 확진이 됐을 때 주변에서 받을 비난과 피해"라며 "이에 대한 불안이 바이러스의 실제 위험에 대한 것을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자가 없는 날은 있는 날보다 (뉴스)콘텐츠가 빈약하다"며 "오히려 확진자가 없는 날 예방 등 편익을 줄 수 있는 충실한 보도가 더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훈상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언론에서 확진자의 동선을 앞다퉈 보도하면서 확진자가 스쳐 간 것만으로도 감염이 확산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과도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도록 예방 중심의 정확한 보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우한 교민 국내 이송과 관련해서는 "1차, 2차보다 3차 때 지역주민들 반응이 훨씬 우호적으로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사건 중심이 아니라 얼마나 위해가 있을지,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뤄진 결과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재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정보량이 지나치게 많아 공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보를 줄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많은 정보를 더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려면 세 주체인 국민, 정부, 언론 간 신뢰 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를 매개하는 언론이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선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대중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을 적극적으로 예방하도록 하려면 누가 감염됐다는 식의 언론 보도보다 대처 방안 중심의 보도가 효과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13일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감염질병과 언론보도' 토론회에서 "보건당국이나 전문가 등 정보 출처가 분명하고 정확한 대응 방안 중심의 보도가 발생 사건 중심 보도보다 대중의 감염병 예방 행동과 정보 추구 실천 의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크리에이티브앤랩이 지난해 전국 20~60대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감염병 언론보도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특히 메르스 등 1~3급 감염병 보도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증상정보, 의료정보, 대처방안에 관한 보도 비율은 전체 보도의 10~30% 수준이고, 특히 대처방안 보도량이 매우 낮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감염병 보도는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공공성과 감염인의 사생활 보호라는 두 가지 보도 원칙을 지켜야 하므로 다른 사회재난 보도에 비해 어려움이 따른다"며 "빠른 취재 방향 설정과 올바른 보도를 위해선 변화된 환경에 맞는 감염병 보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뒤이은 토론에 참여한 다른 전문가들도 감염자 확대 사실을 실시간으로 전하면서 감염 위험을 경고하는 보도보다는 예방 중심의 정확한 보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인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사람들이 정말 무서워하는 건 (코로나19) 감염이 아니라 확진이 됐을 때 주변에서 받을 비난과 피해"라며 "이에 대한 불안이 바이러스의 실제 위험에 대한 것을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진자가 없는 날은 있는 날보다 (뉴스)콘텐츠가 빈약하다"며 "오히려 확진자가 없는 날 예방 등 편익을 줄 수 있는 충실한 보도가 더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훈상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근 언론에서 확진자의 동선을 앞다퉈 보도하면서 확진자가 스쳐 간 것만으로도 감염이 확산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과도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도록 예방 중심의 정확한 보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우한 교민 국내 이송과 관련해서는 "1차, 2차보다 3차 때 지역주민들 반응이 훨씬 우호적으로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사건 중심이 아니라 얼마나 위해가 있을지,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뤄진 결과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재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정보량이 지나치게 많아 공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보를 줄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많은 정보를 더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려면 세 주체인 국민, 정부, 언론 간 신뢰 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를 매개하는 언론이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선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