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호의 디지털 프런티어] '코로나19' 보다 더 심각한 '정보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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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는 인간의 감성이 전염된다고 믿었다. 그는 《도덕감정론》에서 인간은 다른 이들과 공감하는 사회적 존재라며 타인의 감성과 자신의 감정을 같이 느끼는 게 행복의 뿌리라고 말했다. 이런 공감이 결여되면 고통이 뒤따른다고도 했다. 감정 전염을 믿은 또 다른 학자는 20세기 대표 사상가 에리히 프롬이다. 그는 공감과 감정 전염을 구분하면서 개인의 자율성이 포함되면 공감이고, 포함되지 않으면 감정 전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감정 전염이 제대로 규명되기도 했다. 딸의 감정은 어머니에게 전염되지만 어머니의 감정은 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직장에서 상사의 부정적인 감정 전염은 빠르지만 긍정적인 감정은 느리다고 한다.
가장 빠른 건 개인의 불만이 사회적으로 루머와 괴담이 되는 경우다. 이런 전염은 대단히 자극적이고 즉흥적이다. 전염의 도구는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다. 사람들과의 대면 접촉이 사라지면 감정 전염은 소셜미디어에 의해 이뤄진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그 위력만큼 정보 전염병(인포데믹스)도 심하다고 한다. 한국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겪었지만 중국으로선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이번에 제대로 겪는 듯하다. 중국 정부가 어떻게 하든 정보를 통제하고 막으려 하지만 온갖 루머가 난무한 게 현실이다. 어제 하루 새 사망자가 254명 증가한 것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보 전염병의 핵심은 결국 감정 전염일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정보 전염에 좌우되지 않지만 일반인은 이런 인포데믹스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쉽게 전염시킨다. 인포데믹스의 심각성이 여기에 있다.
인포데믹스가 사회 안정을 흔들리게 하지만 경제에 끼치는 심각성은 더하다. 정보 전염병이 가속화되면 소비가 줄고 공장도 돌아가지 않으며 수출도 감소한다. 국내에서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상황이다. 소셜미디어가 확산되면서 국내총생산(GDP)에 포착되지 않는 소비자 잉여가 증가한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주장이지만 거꾸로 경제에 마이너스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의 과잉으로 신뢰할 수 있는 출처와 지침을 찾기 힘들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를 이전의 사태와 구별하고 있다. WHO가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과 협력해 오보를 단속하는 등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점도 이색적이다. 이제 바이러스는 온라인 바이러스와 함께 대처해야 할 세상인가보다.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가장 빠른 건 개인의 불만이 사회적으로 루머와 괴담이 되는 경우다. 이런 전염은 대단히 자극적이고 즉흥적이다. 전염의 도구는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다. 사람들과의 대면 접촉이 사라지면 감정 전염은 소셜미디어에 의해 이뤄진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그 위력만큼 정보 전염병(인포데믹스)도 심하다고 한다. 한국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겪었지만 중국으로선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이번에 제대로 겪는 듯하다. 중국 정부가 어떻게 하든 정보를 통제하고 막으려 하지만 온갖 루머가 난무한 게 현실이다. 어제 하루 새 사망자가 254명 증가한 것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보 전염병의 핵심은 결국 감정 전염일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정보 전염에 좌우되지 않지만 일반인은 이런 인포데믹스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쉽게 전염시킨다. 인포데믹스의 심각성이 여기에 있다.
인포데믹스가 사회 안정을 흔들리게 하지만 경제에 끼치는 심각성은 더하다. 정보 전염병이 가속화되면 소비가 줄고 공장도 돌아가지 않으며 수출도 감소한다. 국내에서도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상황이다. 소셜미디어가 확산되면서 국내총생산(GDP)에 포착되지 않는 소비자 잉여가 증가한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주장이지만 거꾸로 경제에 마이너스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의 과잉으로 신뢰할 수 있는 출처와 지침을 찾기 힘들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를 이전의 사태와 구별하고 있다. WHO가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과 협력해 오보를 단속하는 등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점도 이색적이다. 이제 바이러스는 온라인 바이러스와 함께 대처해야 할 세상인가보다.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