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KLM, 고개 숙였다…"불편과 심려 끼쳐 사과"

▽ KLM, 한국어 공지 '승무원 전용 화장실' 인종차별 논란
▽ 사과문 낭독 후 머리 숙여 사과
▽ "재발 방지 위해 모든 조치 취할것"
기욤 글래스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본부장은 14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문 낭독 후 간담회에 참석한 이문정 KLM 한국 지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상무, 푸랑수아 기우디첼리 KLM 아시아퍼시픽 사업개발 담당과 함께 고개를 숙여 사과의 뜻을 전했다.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한국인에 대해 차별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논란이 인 네덜란드 KLM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기내에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한글로만 공지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기욤 글래스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은 14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승무원 전용 화장실'의 운영 및 공지와 관련해 해당 항공기에 탑승해 불편을 겪은 승객 여러분과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겪으셨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글래스 사장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였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라며 "한국 고객을 차별하는 행위로 해석돼 한국 고객에게 심려를 끼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KL855 항공편에 탑승한 한국인 승객 김모씨가 화장실 문에 한글로 쓰인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종이 안내문을 발견하며 시작됐다. 김씨는 종이 안내문의 사진을 찍고 네덜란드 국적의 승무원에게 "왜 영어 없이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고 항의했다.

당시 승무원은 김씨에게 사진 삭제를 요청하고 "잠재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며 뒤늦게 영어 문구를 적어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화장실에 붙은 안내문 사진을 올리며 KLM이 인종차별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항공편에는 10명의 네덜란드인 승무원과 2명의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욤 글래스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본부장은 14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승무원 전용 화장실'의 운영 및 공지와 관련, 해당 항공기에 탑승해 불편함을 겪으신 승객 여러분과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겪으셨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사진=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KLM은 자사에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 관련 정책과 내규가 없고, 이번 사안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였다고 전했다.

글래스 사장은 "(이번 사안이) 본사 임원진에 전달돼 내부적으로 경위를 조사 중이고, 해당 항공편의 승무원은 암스테르담 도착 즉시 기내 운영 고위임원진과 별도의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KLM이 인종차별이라고 판단하는지 여부에 대해 글래스 사장은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로 봤을 때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어 "영문 기재를 잊은 인적 실수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또한 글래스 사장은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KLM 기내 서비스 총괄인 미리암 카트만 수석부사장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전날 모든 KLM 승무원들에게 승무원 만을 위해 운영되는 화장실은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관련 정해진 정책이 없기 때문에 징계에도 정해진 절차가 존재하기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통상 기내에서 승무원들의 결정으로 정해진 사항은 선임 사무장이 조율해 항공기 기장이 책임을 지게 돼 있으나 아직 정해진 징계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글래스 사장은 사과문 낭독 후 간담회에 참석한 이문정 KLM 한국 지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상무, 푸랑수아 기우디첼리 KLM 아시아퍼시픽 사업개발 담당과 함께 고개를 숙여 사과의 뜻을 전했다.해당 항공기에는 한국인 135명을 포함해 총 277명이 탑승했고, 발열 증상을 가진 승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