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뛰자 2조원대 증자 나서

"재무 건전성 강화 목적"
2주 전 머스크 CEO "자금조달 필요없다" 발언과 엇갈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13일(현지시간) 신주 발행을 통해 20억달러(약 2조36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주가 상승세를 발판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CNBC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265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신주 가격은 이날 종가인 804달러에서 4.6%를 할인한 767달러로 예정했다. 주관사들이 3억달러 규모의 추가 발행 옵션을 행사하면 자금 조달 규모는 23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000만달러, 테슬라의 이사회 멤버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최대 1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인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전반적인 사업 수행과 함께 재무 건전성 강화에 조달 재원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3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추가 자금 조달에 선을 그었던 머스크의 최근 언급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29일 2019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출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현금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증자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널뛰기했다. 테슬라 주가는 장 초반 4%의 하락세를 기록하다 상승 반전해 4.78% 상승한 주당 80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자산운용사 CFRA 개럿 넬슨 애널리스트는 "독일에서의 공장 신축 계획과 미국 텍사스주 공장 신축 가능성을 포함한 테슬라의 성장 계획을 고려할 때 증자는 놀랍지 않다"고 평가했다. CNBC는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증자를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향후 성장세를 가속화하려는 긍정적 시도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3개월간 120%, 지난 6개월간 225%의 급등세를 보였다. 시장에선 회사의 기술력과 전기차 시장 전망 등에 기반한 적절한 평가라는 주장과 투기 심리에 의존한 거품이라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모델3와 모델S, 모델X 등 기존 차종의 총 생산량을 작년보다 최소 35% 늘어난 50만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인 모델Y의 출시를 1분기 중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