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감독, 블랙리스트 오욕 딛고 청와대서 문 대통령 만난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을 무능한 집단으로 묘사해 부정적 인식을 주입한다" (영화 '살인의 추억')

"반미 및 정부 무능을 부각시킨다" (영화 '괴물')"시장 경제 부정, 사회 저항을 부추긴다" (영화 '설국열차')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가 당시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내린 평가다.

봉 감독은 두 정권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고, 강성좌파로 분류됐지만 고난을 딛고 '하던 대로' 영화를 만들어 끝내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한국영화 역사상 전대미문의 업적을 이뤄냈다.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축하하기 위해 오는 20일쯤 청와대에서 봉 감독을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봉 감독을 청와대로 초청해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축하하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할 예정인데, 청와대는 현재 세부 일정을 조율하면서 최종 확정만을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봉 감독에게 축전을 보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있는 국민께 자부심과 용기를 줘 특별히 감사하다"고 전한 바 있다.
봉준호 감독 모교에 걸린 축하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봉 감독은 시상식 직후 진행된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늘 하던대로 했던 것"이라며 덤덤한 모습을 보여 더 큰 감동을 줬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보로 초청된 건 '기생충'이 처음이다. '기생충'은 한국영화사 101년 만에 최초로 아카데미에 공식 초청받았을 뿐 아니라 국제영화상은 물론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 상까지 석권하며 2019년 최고의 작품이었음을 입증했다.

한편 봉 감독은 앞서 자신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과 관련해 "실질적인 고초가 있었냐 없었냐를 떠나서 리스팅 했다는 자체가 창작자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다"라면서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어야한다"고 강조했다.외신은 블랙리스트가 이어졌다면, 기생충은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