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서 만난 남성 성추행범으로 몰고 돈 뜯은 여성 실형

남자친구와 짜고 합의금 요구하며 협박…법원 "비난 가능성 매우 높아"
클럽에서 만난 남성을 성추행범으로 몰아 돈을 뜯어내고 허위 고소까지 한 20대 여성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공갈·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황 모(26)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황씨와 황씨의 남자친구 A씨는 2018년 11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한 클럽에서 만난 B씨 일행과 합석해 술자리를 한 뒤 B씨가 만취해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자 "성추행범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고 이후 거짓으로 고소한 혐의로 기소됐다.

황씨는 술자리 다음날 B씨에게 연락해 "당신이 나를 성추행했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남자친구 A씨도 B씨에게 전화해 추행 장면을 목격했다며 합의금 85만원을 요구했다.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B씨는 합의금을 주기로 하고 각서도 썼다.

그러나 이틀 후 황씨는 B씨에게 다시 전화해 "옷에 토사물이 묻었는데 세탁해도 냄새가 안 빠진다"며 세탁비를 요구했다. B씨가 거절하자 "3일 내로 입금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며 300만∼400만원을 달라고 협박했다.

B씨가 처음 약속한 85만원만 보내오자 황씨는 경찰에 B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확인 결과 성추행 장면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황씨도 CCTV 확인 후 "추측해 진술한 것 같다.

나로서는 성추행을 당한 것 같아 고소했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부는 "고소 내용이 적어도 미필적으로는 허위임을 인식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꾸며내 진술한 것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며 "허위사실을 꾸며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객관적 자료까지 제출하며 피해자를 무고한 것은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무고에 대한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공갈 부분도 '합의금 요구 과정에서 표현이 과했다' 정도로만 받아들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황씨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