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위해 응급실 폐쇄합니다"…29번 환자 나온 고대안암병원

환자·의료진 격리…본관 내원객들 "불안하지만 응급실 떨어져 있어 괜찮아"
29번 환자 거주지 관할 종로구청, 경로당 등 방역소독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나와 16일 폐쇄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실 입구에는 출입을 제한하는 붉은색 줄이 쳐졌다. 또 '방역을 위해 잠정폐쇄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응급실 폐쇄 안내문이 부착됐다.

한국인 남성인 29번째 환자(82)는 전날 오전 11시 46분께 심장질환으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엑스레이 검사에서 폐렴이 확인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즉시 응급실을 폐쇄했으며 응급실에 있던 환자들을 격리했다. 또 환자를 진료한 의사를 포함해 의료진과 병원 직원 30여명도 자가격리조치에 들어갔다.

이날 낮 12시 23분에는 성북보건소의 방역 차량이 응급실에 도착했다.

방호복으로 무장한 4명의 방역 요원은 차에서 내려 응급실로 들어섰다. 응급실을 지키던 고대안암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지금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며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고대안암병원 관계자는 "방역 상황을 봐야 하지만 일단 내일까지는 폐쇄할 것 같다"며 "의료진과 환자는 모두 격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29번째 환자가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을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대안암병원을 찾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성북구에 사는 이영선(51)씨는 "환자가 나온 것을 알지만 가족 면회를 위해 안 올 수가 없었다"며 "그나마 응급실이랑 본관 간 거리가 있어서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 입원 중인 아들을 면회하러 왔다는 김모(56)씨는 "아들이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면서 오지 말라고 했지만 왔다"며 "걱정이 돼 마스크를 썼다"고 말했다.

앞서 29번 환자의 거주지를 관할하는 종로구는 환자가 다녀간 경로당 등에 대해 방역소독을 이미 했으며, 필요할 경우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추가로 공급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파악된 환자의 동선을 따라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