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정부 대입개편안' 정면 반발

입학처장協, "비교과 활동 반영 폐지는 학종 취지 훼손"

"'정시 40% 룰'도 대학자율성 침해"
대학 입학담당자들이 교육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폐지하고, 비교과활동 반영을 폐지하면 전형의 도입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대학 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정부가 마련한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에 대한 대학들의 입장을 16일 발표했다. 입학처장협의회는 “자기소개서와 비교과활동 반영 폐지는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의 근간인 종합적 정성평가를 어렵게 해 학생부종합전형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2024학년도 입시부터 정규교육과정을 제외한 비교과활동의 대입 반영을 폐지하고, 자기소개서도 2022학년도부터 문항 및 글자 수를 줄이기 시작해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방침이다.입학처장협의회는 고교 정보 블라인드와 고교 프로파일 전면 폐지 계획에 대해서도 “오히려 고교 간의 또 다른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간 학교마다 갖춰진 교육 상황을 감안해 그 안에서의 학생의 노력과 성장 과정을 평가해왔는데, 고교 정보가 비공개로 전환되면 이 같은 평가가 불가능해 교육 환경이 우수한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평가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입학처장협의회는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결과에 ‘고교 서열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교육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입학처장협의회 관계자는 “서열화된 고교체계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대학이 ‘고교 등급제’를 운영한 정황이라고 몰아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여러 통계자료 중 학생부종합전형에 불리한 자료를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학처장협의회는 서울 주요 16개 대학에 정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비중을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으로 늘리라고 권고한 ‘정시 40% 룰’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입학처장협의회는 “특정 대학을 선택해 일부 전형의 선발 비율을 사실상 강제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교육당국은 대학의 자율권을 인정하고, 대학의 학생 선발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