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먹거리 뜬다"…'기생충' 덕에 훈풍 탄 식품업계 [돈되는 보고서]

최선호주는 CJ제일제당 농심
"세계적 관심 증가로 성장 여력 높아져"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 포스터 / 사진=한경DB.
칸 영화제, 골든 글러브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휩쓴 영화 '기생충'이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덕에 한류가 달아오르고 국내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식품업체에 부는 훈풍을 주목하라는 분석이 나왔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7일 "기생충 덕에 국내 식품업계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며 "미국에 상품을 수출 중인 국내 식품업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연구원은 5년 전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았던 국내 소비재 기업이 보였던 변화를 상기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오리온과 아모레퍼시픽 등의 중국 매출 비중이 10%를 넘어서면서 주가 및 기업가치 상승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 매출 비중을 높이고 있는 국내 업체들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겪을 것으로 봤다.

올해 주요 음식료 업체 가운데 미국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를 넘어설 곳은 농심(13%) 삼양식품(12%) 풀무원(11%) CJ제일제당(10%) 등으로 예상했다. 특히 삼양식품은 지난 3년간(2017~2019년) 연평균 미국 매출이 40.9%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25.8%, 농심과 풀무원은 각각 12.3%와 12.1%씩 늘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비비고만두' 판매 호조가 미국에서의 매출을 이끌었다. 2015년 '비비고만두'가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한 후 현지화 전략에 성공하면서 미국에서의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심 연구원은 2020년 CJ제일제당의 미국 매출 성장률이 40%에 이를 것으로 봤다. 뒤를 이어 삼양식품이 25.0%, 풀무원이 20.5%, 농심이 12.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삼양식품의 경우 올해 미국 수출액이 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코스트코로의 입점이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올해 미국에서 유의미한 매출 확대가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농심과 풀무원의 올해 미국 매출은 각각 3200억원, 2500억원을 예상했다.농심의 경우 기생충에 소개됐던 '짜파구리' 라면의 재료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보유중이어서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매출 성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의 올해 미국 매출은 6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만두에 치우친 매출 비중을 보강하기 위해 인수한 '쉬안즈'가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미국 대형식품 업체인 쉬안즈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심 연구원은 "쉬안즈로 인해 미국에서의 제품 카테고리가 늘어나고 학교 등에 납품할 수 있는 유통망도 확보했다"며 "사업이 한층 안정성을 높인데다 쉬안즈가 보유 중인 공장과 물류센터 등으로 인해 비용 절감 및 마진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인 관심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업체들의 중장기 성장 여력을 더 높아질 것"이라며 최선호주로 CJ제일제당과 농심을 꼽았다. 목표주가는 각각 37만원, 35만원이다. 또 풀무원과 삼양식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출처=하나금융투자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