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한국 수출' 원전 1호기 운전허가 승인…"곧 가동"

"2∼3주안 핵연료봉 장전"…애초 일정보다 3년 지연
"오늘은 아랍권서 처음으로 원전을 가동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
아랍에미리트(UAE) 연방원자력규제청(FANR)은 중동 첫 원자력발전소인 바라카 원전 1호기에 대해 60년 기한의 운전허가를 승인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이에 따라 바라카 원전 운영사 나와(Nawah)는 1호기에 곧 핵연료를 장전해 시운전을 거쳐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마드 알카비 FANR 부의장은 이날 아부다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바라카 1호기가 몇 달 안에 곧 상업 발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은 크리스터 빅토르손 FANR 사무총장을 인용해 2∼3주 안에 노심에 핵연료봉이 장전되고 완전 가동까지는 8∼12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FANR는 발전소 외관을 비롯해 지리·지질학적 위치, 원자로 설계, 냉각 시스템, 보안 대책, 비상 상황 대비, 방사성 폐기물 관리 등을 평가해 운전허가를 발급했다고 설명했다.

이 평가에는 미국의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가 참여했다.

바라카 원전 2호기는 현재 공정이 95% 끝났고 운전승인 평가를 시작했다고 FANR는 덧붙였다.바라카 원전에서 나올 방사성 폐기물 처리와 관련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는 일단 발전소 대지의 수조나 건식 임시 저장소에 20년간 임시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비 부의장은 "오늘은 UAE가 아랍권에서 처음으로 원전을 가동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라며 "미래의 에너지를 공급할 평화적인 원자력 에너지 프로그램을 계획한 UAE의 비전과 지도력 덕분에 이런 성과를 달성했다"라고 자평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은 평화로운 원자력 에너지 개발을 향한 우리의 여정이 새 장을 연 날이다"라고 축하했다.
바라카 원전사업은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4기(총발전용량 5천600㎿)를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km 떨어진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국전력은 2009년 12월 이 사업을 수주해 2012년 7월 착공했다.

애초 2017년 상반기 안으로 1호기를 시험 운전할 계획이었지만 UAE 정부 측에서 안전, 자국민 고급 운용 인력 양성 등을 이유로 운전 시기를 수차례 연기했다.

경쟁자였던 프랑스 원전 업계에서는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입찰 단가를 차점자보다 30% 정도 낮추려고 외부 방호벽 등 안전 관련 시설을 설계에서 고의로 빠뜨려 안보가 불안한 중동에서 폭격, 폭발물 테러 등에 취약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UAE가 원전을 지으면서 사우디아라비아도 현재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는 UAE와 달리 핵연료봉의 원료인 우라늄을 자체 농축하는 허가를 받기 위해 미국과 협상하고 있다.이란과 대치하는 이들 두 국가의 이런 움직임은 정치·군사적으로 역내 핵 경쟁을 촉발한다는 우려도 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