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식서 대통령 화환 훼손…민주당 "구태정치" vs 미래통합당 "의도적 훼손 아냐"

민주당 "최소한의 예의 내팽개쳐"

미래통합당 "인파가 몰린 탓, 바로 복구"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정병국, 이언주 의원, 장기표 통합신당준비위원회 위원장 등이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2020 국민 앞에 하나'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등이 통합한 '미래통합당'이 17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행사장 입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낸 화환이 배치됐다. 일부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은 "이 화환을 왜 입구에 배치했느냐"며 불만을 터뜨렸고, 결국 행사 막바지에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보낸 화환 명판이 참석자들에 의해 훼손됐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최소한의 예의와 정치적 금도마저 내팽개치는 것이 미래통합당이 말하는 미래와 통합인가"라며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치가 아무리 대립과 극단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예의가 있다"면서 "대통령과 상대 정당의 대표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도 없는 미래통합당의 행태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홍 대변인은 "미래통합당의 화환 훼손 사건은 자신들의 잔칫집에서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얼굴에 먹칠을 한 것으로, 미래통합당이 말하는 미래와 통합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래통합당은 출범 첫 날부터 미래가 아닌 과거의 구태정치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행사장에 1000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면서 의도치 않게 화환 명패가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어떤 과정에서 화환 명패가 훼손됐는지 파악 중이다"며 "화환 명패가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한 후 대통령 명패는 바로 복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작년 3월 서해수호의 날에도 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화환을 고의로 훼손해 당 관계자가 약식 기소된 바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