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완주고속도로 터널사고 재구성…'탱크로리 화재후 연쇄충돌'

현장 목격 견인차 기사 박상민씨 "시꺼먼 연기…전쟁터 같았다"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전쟁이 난 줄 알았어요. 시꺼먼 연기가 터널에서 쉼 없이 뿜어져 나오더라고요."견인차 기사 박상민(45)씨는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 2터널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를 이렇게 묘사했다.

박씨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사고가 발생한 지 40여분 흐른 17일 오후 1시께.
눈이 쌓인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대부분 경미하지만 사매터널 사고는 그렇지 않았다.

터널 안에서 질산을 실은 탱크로리가 넘어져 불이 났는데, 터널의 상황을 알지 못한 뒤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다 큰 사고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박씨는 설명했다.그는 사방이 찌그러진 차량이 도로에 널려 있고 파편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마치 폭격을 맞은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남원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었고 적설량은 이날 오후 1시 현재 5.9㎝였다.

부서진 차에서 나와 굵은 눈발을 맞으며 멍하니 터널을 바라보고 있는 부상자들도 있었다.그는 부서진 차량을 가까운 정비소로 옮기며 사고 장소를 수차례 왕복했다.

박씨는 "아직도 터널 안에서 검은 연기가 꽤 많이 나오고 있다"며 "사망자와 부상자와 많아 오늘 안에 사고 처리가 마무리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사고 발생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아직 터널 안에 있는 차량은 옮기지도 못했다"며 "터널 안에 사망자가 더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우려했다.이 사고로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탱크로리가 넘어져 화재가 발생했고 뒤따르던 차량이 연달아 부딪힌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