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불출마 의원 희생과 헌신에 감사…아프고 또 고맙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최근 통합당 의원들의 잇따른 불출마 선언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깝고 안타깝지만, 나를 불살라 전체를 구하려는 살신성인의 용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18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김성태·정갑윤·유기준·박인숙 의원 등의 공적을 설명했다. 이들의 불출마에 대해 "보수의 핵심가치인 책임과 헌신을 몸소 실천하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의 할일은 좋은 후보, 이기는 후보를 공천해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일"이라며 "이 길만이 대의를 위해 자신의 정치적 꿈을 접은 분들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구·경북(TK)를 비롯해 부산·경남(PK) 지역과 수도권 전략 지역의 일부 다선 의원들에게 연락해 불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배제(컷오프) 방식보다는 대의를 위해 이른바 '명예로운 퇴진'을 택하는 게 좋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의원들에게 불출마 권유를 한 게 맞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불출마하는 사람의 인격과 명예를 존중해야 한다"며 "그런 식으로 말하면 불출마하는 사람들 입장이 어떻게 되냐"고 에둘러 답했다.

통합당 공관위는 최근 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아 컷오프 대상을 추리고 있다. 여론조사와 함께 전임 원내대표들의 의원 평가 내용, 2018년 지방선거 성적표 등도 함께 참고하고 있다. 20일 예비후보자 면접이 마무리되면 이 결과를 토대로 이번주 중 컷오프 대상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통합당은 TK 지역 현역 의원 50% 이상 물갈이를 공공연하게 언급해왔다.

이날 김 위원장이 입장문을 내고 불출마 의원들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고 나선 것 역시 19~20일 공천 면접을 앞두고 있는 TK 지역 의원들의 '결단'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TK 지역 통합당 의원 중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유승민·정종섭 의원 등 2명에 불과하다. TK 지역 중진인 주호영 의원은 전날 "TK에 칭찬은 못 해줄망정 왜 봉사만 하고 물갈이 대상이 돼야 하느냐는 불만이 많다"며 "왜 더 교체돼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물갈이를) 하면 여론의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