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부회장 "프랑스 경제 살린 마크롱式 개혁, 한국에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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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프랑스 경제' 좌담회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의 반등을 위해 ‘프랑스식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력한 노동·공공 부문 개혁과 친기업 정책을 통해 ‘유럽의 병자’에서 ‘경제 우등생’으로 변모한 프랑스처럼 한국도 과감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개혁 등 親기업 정책
국민과 적극 소통해 개혁 성공"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혁으로 부활한 프랑스 경제, 한국 경제에의 시사점’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1월까지 1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로 올해 경제성장률 2%대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 프랑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개혁들이 한국에도 절실히 필요하기에 좌담회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프랑스는 과도한 복지 정책과 친노동 기조로 ‘유럽의 병자’ 소리를 들을 정도로 경제 활력이 떨어진 국가였다. 변화가 시작된 건 2017년 5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며 노동유연성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동개혁을 밀어붙였다. 부유세를 폐지하고 법인세와 소득세를 동시에 내린 ‘기업친화적 세제 개혁’도 마크롱 대통령의 전매특허로 꼽힌다. 스타트업 육성과 해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경제 활력을 키우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프랑스는 유럽의 성장엔진이라 불리는 독일(0.6%)보다도 높은 경제성장률(1.3%)을 기록했다”며 “범정부 차원의 투자유치 행사인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등을 통해 투자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홍성민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프랑스 개혁의 성공 비결로 ‘대통령의 강력한 개혁 의지’를 꼽았다. 홍 교수는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후 1년 새 노동개혁, 철도개혁, 부유세 폐지 등 과감한 개혁을 빠르게 추진했다”며 “파업과 시위 등의 반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민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인 배경이 ‘좌파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친노동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프랑스에 필요한 기업친화적 정책을 시행한 것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었다. 국민과 적극 소통하고 실질적인 절충과 타협을 통해 개혁을 이끌어낸 점도 성공 비결로 꼽혔다. 김도훈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는 “마크롱 대통령이 재정 관련 부처, 투자은행 등에서 활동하며 실물경제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것이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