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의 불투명한 미래…비례대표 셀프 제명에 손학규 '고립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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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 "어떤 길 가야할 지 깊이 고민"바른미래당은 18일 '안철수계' 의원들을 포함해 비례대표 의원 9명을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호남계 의원들 역시 탈당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손학규 대표의 1인 정당으로 남게 됐다는 평가다.
김동철 "통합세력 반드시 하나 돼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동섭·최도자·김삼화·김중로·신용현·이태규·김수민·임재훈·이상돈 의원 등 9명의 제명 처리안을 의결했다. 정치권에서는 통합파 의원들이 참여한 이번 의총에서의 제명이 손 대표를 향한 마지막 압박 카드라는 해석을 내놓는다.박주선 의원은 의총에서 "손 대표가 '지역정당 통합이고 구태'라면서 합의 인준을 거부하는데, 그렇다면 왜 먼저 통합을 이야기했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도 실용 민생 정치를 위해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깊이 있게 고민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동철 의원은 "중도 개혁 통합세력이 하나가 되는 것은 반드시 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고 주승용 의원도 "지역구 의원들도 당을 떠나는 입장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을 당에 남겨둘 수는 없었다"고 말해 통합 합류 방침을 시사했다.
3당 및 무소속 의원이 참여하는 '민주 통합 의원 모임'은 전날 오후 통합 의총 후 국회사무처 등록과 의장 결재 절차를 마치고 암묵적인 연대를 시작한 상태다.이날 중으로 손 대표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지역구 의원들도 곧이어 바른미래당을 떠나 개별 입당 형식으로 통합당에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공중분해 위기 앞에 선 바른미래당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과 유승민 전 대표의 바른정당이 통합해 탄생했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갈등을 겪으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참패했다.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쳐 손학규호를 출범시켰으나 지난해 4·3 재보궐선거마저 참패하면서 손 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내 갈등이 심화됐다.이후 당은 손학규 대표와 호남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안철수계·유승민계 의원들이 중심이 된 퇴진파로 갈라졌다. 유승민계 의원들은 이후 탈당해 자유한국당과 통합해 '미래통합당'으로 향했으며, 안 전 대표 역시 당을 탈당해 '국민의당(가칭)' 창당 작업을 진행 중이다.
때문에 호남계 의원들도 손 대표에게 지도체제 교체를 요구했지만 손 대표는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아울러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통합마저 거부하자 호남계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한 것이다. 호남계 의원들은 이후 대안신당·평화당과의 통합 논의에 따라 탈당도 염두에 두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