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노조위원장 만난 주한미군 사령관 "무급휴직 대비해야"

3월까지 국회 비준 마쳐야 하는데...
韓측 양보 이끌어내려 우회적 압박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18일 주한미군 한국인노동조합에 방위비 분담금 합의가 없다면 잠정적인 무급 휴직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 측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우회적 압박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주한미군 사령부 건물에서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주한미군 사령부 참모장인 스티븐 윌리엄스 소장이 최응식 전국주한미군 한국인 노조위원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최 위원장에게 "할당된 자금은 3월 31일 고갈될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금 합의가 없다면 주한미군은 자금을 모두 소진한다. 잠정적인 무급휴직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주한미군은 충실하고 헌신적인 한국인 직원들이 소중하다며 잠정적인 무급 휴직은 주한미군과 한국인 직원 모두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한미군의 입장을 강조했다. 아울러 주한미군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일부로 참여하지는 않지만, 협상 결과에 관심이 많고 신속히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도 강조했다.

주한미군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60일 전에 사전 통보토록 한 것은 무급휴직 예고 두 달 전에는 미리 통지해야 하는 미국 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기 위해 무급휴직 통보 사실을 보도자료로 공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지난해까지가 시한이었던 제10차 SMA는 만료됐고, 올해부터 적용될 제11차 SMA 협상은 해를 넘겨 이어지고 있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의 무급휴직을 방지하려면 3월까지 협상 타결뿐만 아니라 국회 비준까지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적정 분담금 규모를 둘러싼 한·미 양측의 간극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