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토벤 '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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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6번(1810)에는 보기 드물게 베토벤 자신이 직접 붙인 ‘고별’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그의 제자이자 최고의 후원자요, 오스트리아 국왕의 동생인 루돌프 대공은 1809년 5월,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의 침공을 피해 빈을 떠났는데, 그 이별을 아쉬워하며 착수한 곡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승리를 인정하는 종전이 발표되자 루돌프 대공은 이듬해 1월 말 빈에 돌아왔고, 이 소나타도 그때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고별’이란 제목은 1악장에 관한 것일 뿐 2악장에는 ‘부재(不在)’, 쉼 없이 이어지는 3악장에는 ‘재회’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대공과 베토벤의 짧은 이별과 만남의 과정이 그대로 담긴 셈이다.특히 3악장의 빠른 상승음형이 빚어내는 찬란한 효과는 가장 믿는 벗을 다시 만난 베토벤의 기쁨만이 아니라 헤어졌던 연인과의 해후, 심지어 주인을 다시 만난 강아지가 깡충깡충 뛰어오르는 것에 비유해도 좋을 정도로 즉각적인 감격을 전한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