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누가 만졌을지, 킥보드 안타요"…공유 모빌리티 '얼음'

▽ "코로나 옮을까…" 전파되는 우려
▽ 소독한다지만 소비심리 얼어붙어
▽ '사용자 적어 대중교통보단 낫다' 평가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동 킥보드를 찾는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설 이후로는 공유 킥보드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꺼려지더군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감염 우려 확산에 공유 모빌리티 산업에도 불똥이 튀었다. 소비자들이 불특정 다수와 같은 차량, 장비를 사용하기 꺼려 때문이다. 공유 킥보드를 애용했던 한 소비자는 "누가 만졌는지도 모르는데 그냥 사용하기엔 불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도로 곳곳에는 업체가 배치한 뒤 손을 타지 않은 듯 나란히 정렬된 공유 킥보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용 후 한 대씩 곳곳에 숨기듯 놓아진 기기가 많던 과거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룻밤 사이 15명 증가하며 소비자들의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이탈 조짐이 나타나자 공유 모빌리티 업체마다 방역 강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추가 소독을 통해 차량이나 킥보드 관리를 강화하는 방식이지만, 매 사용마다 이뤄지는 작업은 아니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량 내에 연막탄을 터뜨려 살균소독을 하는 모습. 사진=그린카
카셰어링에 브랜드 그린카는 지난 17일 롯데월드타워 그린존을 시작으로 서울 전 지역 그린존에서 추가 멸균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알콜을 분사해 닦는 기존 세차 방식을 대신해 차량 내에 살균소독 연막탄을 터뜨리기로 했다. 연막탄을 사용하면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소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 외에도 차량 정기세차 후 소독·멸균 작업을 추가하고 대형 차고지에 손세정제를 비치해 위생관리를 강화한다. 김상원 그린카 대표이사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공유 모빌리티 이용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 서울지역 차고지 대상으로 추가 살균 소독 방역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용자를 늘리던 공공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공공자전거 따릉이 손잡이와 단말기 액정화면을 소독하고 대여소 1540여곳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공유자전거 따릉이 대여소에 손 소독제가 비치됐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전동 킥보드 서비스 스윙은 매일 킥보드 세차 후 소독제를 활용한 2차 살균을 실시한다. 킥고잉을 운영하는 올룰로 또한 매일 킥보드를 일괄 수거해 소독하고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에도 수시로 사용자 접촉이 많은 핸들, 단말기 부분을 소독하고 있다.한계는 있다. 상시 관리할 주체가 없는 탓에 매 이용마다 소독이 이뤄지진 않는다. 사용자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었다면, 그날 같은 기기로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 역시 직접 기기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전염될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와 같은 기기를 공유한다는 공유경제의 취약점"이라며 "BMW 등은 차량 수리도 픽업 기사가 가져가 수리와 살균을 마친 뒤 가져다 주는 비대면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공유 서비스가 노력하더라도 사용자들에게 그런 수준의 안심을 주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후 시간대 서울 시내 도로에 전동 킥보드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세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우버는 이같은 우려에 멕시코 이용자 240명의 계정을 정지시키기도 했다. 우버 드라이버 2명이 코로나19 의심환자인 승객을 태웠다며 이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들의 계정을 정지시킨 것. 우버는 이들에게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당국에 연락을 취하라고 통보했다.대중교통보다는 안전하다는 시각도 있다. 대중교통과 공유 모빌리티 모두 상시 일정 주기를 두고 소독이 이뤄지는데, 공유 모빌리티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전염 우려도 낮다는 논리다. 쏘카는 이용자 수 집계에서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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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