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기자회견] 봉준호 감독 "영화 긴 생명력으로 세계 돌아…기분 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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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팀이 아카데미 수상 소감을 전했다.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봉준호 감독은 "여기서 제작발표회 한지 1년이 됐다.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다 오게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분이 묘하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다. 봉 감독과 6개월 정도, 지난해 8월부터 오늘가지 영광된 시간을 보냈다. 좋은 성과를 거둬서 뛰어난 한국 영화의 모습을 선보이고 돌아와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는 "성원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처음 가서 무려 작품상까지 받아오게 됐다. 작품상은 개인보다 이 작품에 참여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모든 분들과 영광, 기쁨, 경력이 되는 상이라 더욱 기뻤다"고 거들었다. '기생충'이 세계인들의 심장을 저격한 이유에 대해 봉 감독은 "제가 앞서 만들었던 '괴물'과 '설국열차'는 SF적 요소가 많다. 이번 영화는 동시대 이야기다.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들이 실감나게 표현했다. 현실에 기반한 분위기의 톤이라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스스로 짐작만 해봤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생충' 이후 준비하고 있는 두 편의 작품은, 평소 하던대로 하고 있다. '기생충'도 배우, 제작사 등도 평소 해왔던대로 평상심을 유지하며 찍었는데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었고 그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수개월간 아카데미를 향한 여정을 겪은 봉준호 감독은 "코피를 흘릴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영화들이 오스카 캠페인을 열심히 한다. 저희는 네온이라는 북미 중소 배급사와 일했다. 거대 스튜디오 등에 비하면 못 미치는 예산으로 진행했지만 게릴라전이라고 할까? 열정으로 뛰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너무 힘들어서) 실제로 송강호가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인터뷰가 600개 이상, 관객과의 대화도 100회 이상 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존재했다. 다른 작품들이 물량공세를 펼쳤다면 저희는 팀워크로 똘똘 뭉쳐 물량의 열세를 커버했다"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 레이스에 대해 '작품에 대한 검증의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그는 "노아 바움벡 감독이나 타란티노 감독 등 바쁜 창작자들이 일선에서 벗어나 많은 시간을 들여 캠페인을 하고, 이런 게 낯설고 이상하게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작품을 밀도있게 검증하는구나 싶었다.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점검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었겠다. 결국엔 아카데미에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것이고, 전통을 가진 과정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한국으로 향하는 귀국길에서 봉 감독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는 "비행기에서 간신히 기내식을 먹었다.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소진된 상태였다. 생각을 정리하며 시적 문구도 남겨봤어야 했는데 그럴 여력이 없었다"라며 웃었다.'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트로피 4개를 들어 올렸다.
이 영화는 지난해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 수상행진을 이었고, 마지막으로 오스카 트로피까지 품에 안으며 유럽과 북미 등 전역에서 최고 권위상을 휩쓴 아시아의, 한국의 영화로 기록됐다.
이는 101년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칸과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동시에 최고 작품상을 받은 사례는 1955년 '마티' 이후로 '기생충'이 두 번째다.
오스카 수상 후 '기생충' 신드롬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주말 북미 지역 티켓 판매 수입은 한 주 전보다 234% 증가한 550만 달러, 우리 돈 약 65억 원을 기록하며 '오스카 효과'를 누리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의 흥행 수입도 주말 사이 1270만 달러가 늘면서 전 세계 누적 티켓 판매 수입은 2억 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400억 원에 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봉준호 감독은 "여기서 제작발표회 한지 1년이 됐다.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다 오게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분이 묘하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다. 봉 감독과 6개월 정도, 지난해 8월부터 오늘가지 영광된 시간을 보냈다. 좋은 성과를 거둬서 뛰어난 한국 영화의 모습을 선보이고 돌아와서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는 "성원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처음 가서 무려 작품상까지 받아오게 됐다. 작품상은 개인보다 이 작품에 참여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모든 분들과 영광, 기쁨, 경력이 되는 상이라 더욱 기뻤다"고 거들었다. '기생충'이 세계인들의 심장을 저격한 이유에 대해 봉 감독은 "제가 앞서 만들었던 '괴물'과 '설국열차'는 SF적 요소가 많다. 이번 영화는 동시대 이야기다.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들이 실감나게 표현했다. 현실에 기반한 분위기의 톤이라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스스로 짐작만 해봤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생충' 이후 준비하고 있는 두 편의 작품은, 평소 하던대로 하고 있다. '기생충'도 배우, 제작사 등도 평소 해왔던대로 평상심을 유지하며 찍었는데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었고 그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수개월간 아카데미를 향한 여정을 겪은 봉준호 감독은 "코피를 흘릴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영화들이 오스카 캠페인을 열심히 한다. 저희는 네온이라는 북미 중소 배급사와 일했다. 거대 스튜디오 등에 비하면 못 미치는 예산으로 진행했지만 게릴라전이라고 할까? 열정으로 뛰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너무 힘들어서) 실제로 송강호가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인터뷰가 600개 이상, 관객과의 대화도 100회 이상 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존재했다. 다른 작품들이 물량공세를 펼쳤다면 저희는 팀워크로 똘똘 뭉쳐 물량의 열세를 커버했다"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 레이스에 대해 '작품에 대한 검증의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그는 "노아 바움벡 감독이나 타란티노 감독 등 바쁜 창작자들이 일선에서 벗어나 많은 시간을 들여 캠페인을 하고, 이런 게 낯설고 이상하게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작품을 밀도있게 검증하는구나 싶었다.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점검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었겠다. 결국엔 아카데미에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것이고, 전통을 가진 과정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한국으로 향하는 귀국길에서 봉 감독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는 "비행기에서 간신히 기내식을 먹었다.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소진된 상태였다. 생각을 정리하며 시적 문구도 남겨봤어야 했는데 그럴 여력이 없었다"라며 웃었다.'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트로피 4개를 들어 올렸다.
이 영화는 지난해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 수상행진을 이었고, 마지막으로 오스카 트로피까지 품에 안으며 유럽과 북미 등 전역에서 최고 권위상을 휩쓴 아시아의, 한국의 영화로 기록됐다.
이는 101년 우리나라 영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칸과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동시에 최고 작품상을 받은 사례는 1955년 '마티' 이후로 '기생충'이 두 번째다.
오스카 수상 후 '기생충' 신드롬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주말 북미 지역 티켓 판매 수입은 한 주 전보다 234% 증가한 550만 달러, 우리 돈 약 65억 원을 기록하며 '오스카 효과'를 누리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의 흥행 수입도 주말 사이 1270만 달러가 늘면서 전 세계 누적 티켓 판매 수입은 2억 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400억 원에 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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