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심사 연기로 '불출마 최후통첩'…'밤마다 목졸리는' TK

내일 심사 앞두고 통합당 긴장감 고조…'진박 배제' 등 대폭 물갈이 예상
미래통합당(약칭 통합당)의 최대 지역 기반인 대구·경북(TK) 공천 면접을 앞두고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19일 예정됐던 대구 의원들에 대한 공천 면접 심사를 하루 연기하며 TK에 추가 불출마 선언을 압박하는 듯한 모습이다.

당 내부에서는 심사 일정 연기가 TK 현역들에 대한 '최후통첩' 메시지라는 말도 나온다.

TK 의원들은 바짝 자세를 낮추면서도 반발하고 있다. 현재 통합당 소속 TK 의원은 대구 9명, 경북 11명 등 20명이다.

불출마 선언 의원은 자유한국당 출신 정종섭·장석춘 의원과 새로운보수당 출신 유승민 의원 등 3명에 불과하다.

불출마자가 9명에 달하는 부산·울산·경남(PK) 지역과 비교하면 '요지부동'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점에서 TK에 부는 '칼바람'이 유독 매서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공관위의 물갈이 명분은 '개혁 공천'이다.

공관위 내부에서는 '진박(진짜 박근혜계) 공천'을 지난 20대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결국 TK의 인적 쇄신이 공천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인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당내에서는 TK 현역의원 물갈이 폭이 전신 한국당 총선기획단이 제시한 50%를 넘어설 거란 전망이 제기된다.

7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공관위가 현재 '전원 물갈이'를 기본 방침으로 정한 뒤 '누구를 남길지'를 고심하고 있다는 주장도 흘러나왔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부인하고 있으나, 그가 전날 불출마를 선언한 장석춘 의원 등 일부 의원들에게 직접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말도 오간다.

공관위가 면접 심사를 하루 늦춘 것이 TK를 향한 '무언의 최후통첩'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피 말리는' 하루를 더 보내게 된 TK 의원들은 증폭되는 불안감 속에 격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TK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면접심사 연기에 대한 심경을 묻자 "연기가 되면 연기가 된 것이지 뭘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대구 달서병이 지역구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통합당 TK 의원 9∼10명이 공관위로부터 '자진 불출마하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 TK 의원들의 상태를 "주호영 의원 말대로 매일 밤 목을 졸리는 현상"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자고 일어나면 목이 붙어 있는지 만져본다"는 통합당 주호영 의원의 17일 라디오 인터뷰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한편, TK 정가에서는 '통합당이 TK에서 새보수당 출신 몫 3석을 보장했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한 TK 의원은 통화에서 "이날 대구 면접이 밀린 것도 유승민계 인사들이 TK에 공천 신청을 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조원진 대표는 라디오에서 통합당에서 공천 탈락한 TK 의원을 우리공화당으로 영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들은) 우리공화당으로 나가는 게 가장 유리하다, 이런 분위기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