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제충격에 금리부터 내린 중국…부양강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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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후유증 속 코로나19 사태까지…재정·통화 '쌍끌이 부양' 예고
6% 성장 기대 물 건너가…'샤오캉사회 건설' 마지노선 5.6% 사수 초비상
"경제성장 지켜라" 다그치는 시진핑…"170조원 특별국채 찍자" 제안도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에서 완전히 헤어나지 못한 중국 경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일단 금리인하로 본격적인 부양 조치의 첫발을 뗐다.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파장이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 가늠조차 어려운상황에서 중국 당·정은 통화와 재정을 망라한 모든 부양책을 만지작거리면서도 구체적인 부양 강도를 정하는 데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인민은행은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01%포인트 내린 4.05%로 고시했다.
중국에서 모든 금융기관은 가계와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LPR를 기준으로 삼는다.LPR가 내린 만큼 각 경제 주체들이 부담하는 금융비용이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고 볼 수 있다.
LPR 인하 조치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이상의 경제적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단행됐다.
당초 중국이 올해 6.0%가량의 경제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그러나 코로나19 창궐이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터지며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마저 내놓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만 봐도 이미 2천명을 넘어 일찌감치 사스 때 규모를 넘어섰다.
현재 남한 전체 인구보다 많은 인구 6천만명의 후베이성 경제가 완전히 마비된 상태다.나머지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연장됐던 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마치고 업무를 재개 중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방역이 최우선으로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임직원 복귀, 생산, 물류 등에서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업 차질로 인한 타격은 대형 국유기업보다는 자영업자와 중소 규모의 민영기업에 쏠리고 있다.
각 지방정부의 금지 방침에 따라 부동산 중개업, 영화관 등 여러 서비스업 분야의 활동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상 경제' 국면이 길어진다면 현금 흐름이 꽉 막힌 자영업자와 민영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전날 밤 펴낸 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직접 언급하면서 경기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대담하게 온건한 통화 정책의 유연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부분은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도 읽힌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현 지도부가 여전히 표면적으로는 부채비율 감축을 핵심 국정목표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공격적인 수준의 통화 완화정책을 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작년 말을 기준으로 정부, 비금융 기업, 가계를 망라한 중국의 총부채 비율이 245.4%로 전년 말보다 6.1%포인트 상승하는 등 중국 경제의 잠재적 뇌관으로 여겨지는 부채 문제에 관한 우려가 점증하는 것도 중국 당국에는 부담 요인이다.
따라서 중국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중국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통화보다는 재정 정책에 더욱 기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 전문가 모임인 '중국재부관리(財富管理)50인 포럼'은 작년 2.8%였던 재정 적자율을 3.5%까지 크게 높이고 중앙정부가 1조위안(약 170조원)의 특별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공개 건의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에서는 올해 중국 정부가 작년의 2조1천500억위안보다 더 큰 규모의 인프라 시설 건설용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를 각 지방정부에 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경기 부양을 위한 이 같은 부양 도구들은 당면한 위기 국면 탈출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채 비율 급증, 빚으로 연명하는 부실기업(좀비기업) 증가, 금융권 부실화, 주택 가격 급등 등 각종 부작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정에 큰 고심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정은 2020년이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 최소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0일 "전력을 다해 질병 방어·통제 업무를 잘 틀어쥠과 동시에 질병의 경제 영향을 최소화하고 올해의 각 경제사회 발전 목표를 완수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이후에도 반복해서 이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과거 2020년 국내총생산(GDP)이 2010년의 배가 되도록 하는 것을 '샤오캉 사회 완성'의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따라서 중국은 올해 최소 5.6%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6% 성장 기대 물 건너가…'샤오캉사회 건설' 마지노선 5.6% 사수 초비상
"경제성장 지켜라" 다그치는 시진핑…"170조원 특별국채 찍자" 제안도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에서 완전히 헤어나지 못한 중국 경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일단 금리인하로 본격적인 부양 조치의 첫발을 뗐다.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파장이 어느 정도까지 미칠지 가늠조차 어려운상황에서 중국 당·정은 통화와 재정을 망라한 모든 부양책을 만지작거리면서도 구체적인 부양 강도를 정하는 데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인민은행은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01%포인트 내린 4.05%로 고시했다.
중국에서 모든 금융기관은 가계와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LPR를 기준으로 삼는다.LPR가 내린 만큼 각 경제 주체들이 부담하는 금융비용이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고 볼 수 있다.
LPR 인하 조치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이상의 경제적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단행됐다.
당초 중국이 올해 6.0%가량의 경제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그러나 코로나19 창궐이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터지며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마저 내놓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만 봐도 이미 2천명을 넘어 일찌감치 사스 때 규모를 넘어섰다.
현재 남한 전체 인구보다 많은 인구 6천만명의 후베이성 경제가 완전히 마비된 상태다.나머지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고 연장됐던 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마치고 업무를 재개 중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방역이 최우선으로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임직원 복귀, 생산, 물류 등에서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업 차질로 인한 타격은 대형 국유기업보다는 자영업자와 중소 규모의 민영기업에 쏠리고 있다.
각 지방정부의 금지 방침에 따라 부동산 중개업, 영화관 등 여러 서비스업 분야의 활동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상 경제' 국면이 길어진다면 현금 흐름이 꽉 막힌 자영업자와 민영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전날 밤 펴낸 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를 직접 언급하면서 경기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대담하게 온건한 통화 정책의 유연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부분은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도 읽힌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현 지도부가 여전히 표면적으로는 부채비율 감축을 핵심 국정목표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공격적인 수준의 통화 완화정책을 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정부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작년 말을 기준으로 정부, 비금융 기업, 가계를 망라한 중국의 총부채 비율이 245.4%로 전년 말보다 6.1%포인트 상승하는 등 중국 경제의 잠재적 뇌관으로 여겨지는 부채 문제에 관한 우려가 점증하는 것도 중국 당국에는 부담 요인이다.
따라서 중국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중국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통화보다는 재정 정책에 더욱 기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 전문가 모임인 '중국재부관리(財富管理)50인 포럼'은 작년 2.8%였던 재정 적자율을 3.5%까지 크게 높이고 중앙정부가 1조위안(약 170조원)의 특별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공개 건의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에서는 올해 중국 정부가 작년의 2조1천500억위안보다 더 큰 규모의 인프라 시설 건설용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를 각 지방정부에 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경기 부양을 위한 이 같은 부양 도구들은 당면한 위기 국면 탈출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채 비율 급증, 빚으로 연명하는 부실기업(좀비기업) 증가, 금융권 부실화, 주택 가격 급등 등 각종 부작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정에 큰 고심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정은 2020년이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 최소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0일 "전력을 다해 질병 방어·통제 업무를 잘 틀어쥠과 동시에 질병의 경제 영향을 최소화하고 올해의 각 경제사회 발전 목표를 완수해야 한다"고 지시했고 이후에도 반복해서 이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과거 2020년 국내총생산(GDP)이 2010년의 배가 되도록 하는 것을 '샤오캉 사회 완성'의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따라서 중국은 올해 최소 5.6%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