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은 절대 없을 것"…文, 짜파구리 대접하며 '기생충' 봉준호 감독에게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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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외 '기생충' 팀, 청와대서 오찬
문 대통령 "비영어권 영화 장벽 무너뜨려, 축하"
영화 산업 확실한 지원 약속 하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제작진, 배우 초청 오찬에 앞서 봉준호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2/ZA.21816653.1.jpg)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에는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씨 등 출연진들이 참석했다.환담에는 봉 감독의 대학 동기 육성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도 동석했다. 어떤 인연이냐는 질문에 봉 감독은 "제가 결혼하고 충무로에서 연출부를 할 때 쌀도 한 포대 갖다주고 했다"고 귀띔했다.
육 행정관은 "제가 결혼할 때 봉 감독이 결혼식을 찍어줬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오찬장에 도착하자 봉 감독은 박 사장(이선균) 아들 다송 역을 연기한 정현준 군을 가장 먼저 소개했다. 정 군과 악수한 문 대통령은 다른 배우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다.봉 감독이 "배우, 스태프들과 같이 여기 오게 돼 기쁘다"고 말하며 "축전 보내주신 것도 잘 받았다"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아내가 특별한 팬"이라고 말했고 김 여사는 "남편과 영화를 봤다"고 팬임을 인증했다.
모두 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영화제라는 아카데미에서 우리 영화 '기생충'이 최고의 영예를 얻었고, 그 주인공이 된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를 비롯한 모두의 성취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치켜세웠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청와대에서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등 제작진, 배우들과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002/ZA.21816799.1.jpg)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아주 큰 자부심이 됐다"면서 "아주 많은 용기를 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봉준호 감독 송강호 등이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오른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염두하고 애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은 문 대통령의 인사말에 놀라며 "길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면서 "거의 시나리오 두 페이지 분량"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암기한 것 같지는 않고 평소 체화한 이슈에 대한 주제 의식이 있기에 풀어내신 것 같다. 글 쓰는 사람으로 완벽한 어휘 선택과 기승전결 마무리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고 화답했다. 송강호는 "두 분의 멋진 말씀을 듣다 보니 저도 말씀을 잘 드려야 한다는 강박이 생긴다"라며 너스레를 떨다가 "'기생충' 공식 행사가 오늘이 마지막인데 자연스레 뜻깊은 자리가 된 것 같아 더 뭉클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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