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위기 경보, 최고수위 격상 검토

21일 확대 중수본 회의서 결정
휴교령·軍휴가 금지될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일 하루에만 56명 급증하면서 정부의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이 ‘심각’ 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위기경보 상향 조정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논의를 토대로 21일 열리는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낼 방침이다.심각 단계가 발령되면 2009년 신종플루(H1N1) 사태 때 이후 11년 만으로, 군 사병 휴가 금지·휴교령 등이 내려질 수 있다.

현행 감염병 위기 경보 체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네 단계로 구분된다. 지금은 최고 단계 바로 아래인 ‘경계’ 단계다. 경계 단계는 감염병이 ‘제한적 전파’ 수준일 때, 심각 단계는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 수준일 때를 뜻한다. 심각 단계 발령은 감염병에 따른 국가 비상 상태임을 공식 인정하는 것이다.

정부 대응도 확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은 심각 단계 시 대응으로 ‘범정부적 총력 대응’과 ‘필요 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을 명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심각 단계라고 예산 등과 관련한 권한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 군 장병 휴가와 예비군 훈련을 잠정 중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엔 시행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국 휴교령까지 심각하게 검토됐다. 국토교통부는 필요 시 항공기 감편 내지 운항 조정, 항공·철도·대중교통 종사자 및 승객에 대한 방역 활동 및 운행 제한을 할 수 있다.

외교부·법무부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 등 출입국 관리도 한층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감염병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만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방역 대책도 ‘해외 방문자 관리’에서 ‘지역사회 관리’로 초점이 옮겨간다. 심각 단계는 전염병이 해외에서 들어오는 것만 잘 막으면 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날부터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개정해 해외여행력이 없어도 의사 판단 아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한 것도 방역 대책의 초점이 지역사회 관리로 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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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