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큰 손인데…명품업계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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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생로랑 등 매장 절반 닫아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명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에서 사실상 장사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중국 판로 막히고 亞 매출 급감
구찌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등 브랜드를 보유한 케어링그룹은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프랑수와 앙리 피노 케어링그룹 회장은 “2019년 그룹의 총 매출은 전년보다 16.2% 증가했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매장 중 50%가 문을 닫은 상태”라며 “파급 정도와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실토했다.
지난 12일 발표한 케어링그룹의 2019년 매출은 171억5000만달러(약 20조5500억원)로 전년보다 16.2% 증가했다. 신규 매장을 제외한 기존 매장 기준으로 봐도 13.3% 늘었다. 대표 브랜드인 구찌의 매출은 13.3% 증가한 105억660만달러(약 12조6000억원)였고 생로랑은 14.4% 늘어난 22억3580만달러(약 2조6800억원)를 기록했다.
이처럼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피노 회장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공식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판로가 막힌 데 대한 불안감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세계 명품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의 ‘2019년 중국 럭셔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소비자들이 럭셔리 제품에 쓴 돈은 7700만위안(약 133조5000억원)에 달했다. 2020년에는 9210억위안으로 전 세계 명품 소비액의 40%를, 2025년에는 1조2270억위안으로 전 세계 명품 소비액의 6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노 회장은 또 “일단 현재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에 의존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대면 배송을 꺼려 물류센터를 닫은 상태”라며 “안전지역에 신규 매장을 열고 중국 재고를 다른 나라로 보내는 등 그룹 차원의 긴급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명품업계에서는 중국에 보관 중이던 재고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데다 가까운 한국, 일본에도 할당된 재고가 있어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국가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