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권 대학 중국 유학생 절반만 기숙사 격리…관리 사각 불가피

격리 학생 PC방, 당구장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 강제 저지 불가능

청주권 주요 대학에 재학 중으로 겨울방학을 맞아 본국에서 지내다 돌아올 예정인 중국인 유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숙사에 격리되는 비율이 5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중국인 유학생들은 개인 자취방 등에서 '자가 보호'를 하게 되는데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어 관리 사각이 생기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20일 청주권 대학가에 따르면 봄 새 학기를 앞두고 입국 예정인 충북대 중국인 유학생 중 기숙사에서 2주간의 격리 생활을 하게 되는 인원은 230명으로 절반 수준인 전체의 51.5%다.

나머지 216명은 자가 보호 조치를 받게 된다. 대학 측은 지난 사흘간 자가 보호 조치 대상 학생 13명을 설득해 기숙사에서 격리 생활을 하도록 했다.

청주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날 기준 이 대학의 입국 예정 중국인 유학생은 521명이다. 이 중 271명만이 학교 기숙사 격리 생활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대 관계자는 "중국 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비행기표를 못 구하는 등 학생 개인 사정도 있기 때문에 기숙사 격리 생활 및 자가 보호 학생 숫자는 매일 변동이 있다"고 전했다.

이 학교도 중국인 유학생들이 되도록 기숙사에서 2주간 격리 생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숙사 격리 생활에 동의하지 않은 학생들은 자취방 등에서 '자가 보호' 생활을 해야 한다.

'자가 보호' 생활을 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학교 출입이 제한되고 학교는 매일 1회 이상 의심 증상 유무를 확인한다.

이들은 입국 시 휴대전화에 '자가진단 앱'을 설치해 하루에 한 번씩 건강 상태를 입력해야 한다.

건강정보를 입력하지 않으면 추가 안내와 전화를 받게 되며, 유선으로 연락이 닿지 않으면 지자체 등이 위치 파악에 나선다.

격리 기간에는 학생증 사용도 정지된다.

학교 도서관 등 학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학생들이 자율 격리 지침을 어기고 PC방, 당구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가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충북대 관계자는 "특별입국 절차를 거쳐 대학에 돌아온 유학생들은 자가격리 대상이 아닌 무증상자로 봐야 하며, 이들이 외출하는 것을 강제로 막을 근거는 없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주간의 기숙사 격리가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감염병 예방 방법인 만큼 입국 예정인 학생들에게 지속해서 연락, 기숙사 입실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천의 세명대와 충주 건국대 글로컬 캠퍼스는 중국인 유학생 전원(각각 122명, 140여명)이 기숙사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이달 10일부터 '중국인 유학생 관리지원단'을 구성, 운영하고 있다. 관리지원단은 중국인 유학생 입국에 대비, 쓰레기 처리 방안과 교통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대학 측과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