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우리를 위한 최상의 선택을 만들어내는 힘 '포사이트'

공병호의 파워독서

포사이트
비나 벤카타라만 지음 / 이경식 옮김 / 더난출판

근시안적 의사결정 뛰어 넘어
보다 멀리서 문제 바라보고
대비책 마련하는 방법과 사례 다뤄
미래 관련 최신 정보 얻을 수 있어
“똑똑한 사람들조차 누가 봐도 경고의 신호가 명백한데도 무모하고 경솔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만한 말을 한 주인공은 미국 MIT 과학기술사회대학 교수로 있는 비나 벤카타라만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기후변화 혁신 담당 선임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미래 전망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이다.

벤카타라만의 《포사이트》(더난출판)는 근시안적 의사결정을 뛰어넘어 보다 멀리서 문제를 바라보고, 전망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방법과 사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상아탑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현장 탐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7년 동안 지혜가 무모함을 이기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왔고, 이를 바탕으로 미처 개발되지 않은 ‘어떤 힘’에 관해 연구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저자가 말하는 ‘포사이트(foresight)’는 무엇인가. 개인이나 집단의 의사결정에는 정보와 판단이 개입된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똑똑한 선택을 하는 판단을 ‘포사이트’라고 부른다. 그에 따르면 포사이트를 실천하는 것은 현재의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의 우리를 위해서도 최상의 선택을 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내일로 예정돼 있는 축구 경기 때 비가 올 것을 알고 실제로 경기를 보러 갈 때 우산을 들고 가는 것이다.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재정건정성이 악화되는 것에 대한 경고가 잦은 사회에서 새겨들어야 할 메시지다. 저자가 말하는 포사이트는 현재의 우리만을 위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내일의 우리까지 포함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어느 사회든 포사이트를 얻기는 쉽지 않다. 대다수 사람은 미래로 미뤄진 보상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중에 재앙이 되더라도 현재의 낭비를 선택하기 쉽다. 이 책이 주는 다양한 사례는 그런 행동을 이성적으로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책은 ‘과거와 미래의 유령들’ ‘계기판만 보는 운전’ ‘지금 당장의 욕망’ ‘손쉬운 미봉책’ ‘역사의 교훈’ 등 모두 10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충실한 참고문헌이 붙어 있기 때문에 미래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가진 강점은 미래 전망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시대를 ‘무모하고 경솔한 시대’라 정의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이런 시대에 ‘포사이트를 키우는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단기 목표 너머를 바라보라’ ‘상상력을 자극하라’ ‘즉각적인 보상을 하라’ ‘충동에 휘둘리지 마라’ ‘더 나은 기관을 만들어라’ 등이다. 좀 더 멀리서,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미래를 전망하고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