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수" 늘고 "진보" 줄었다…이념갈등 가장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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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이념성향 우향우…소수자 배타적 인식 강해져
행복감·국가 자긍심·정치 만족도↓…검경 신뢰도 동반 하락
한국행정연구원 '2019 사회통합실태조사'
우리 국민 중 자신의 이념 성향이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지난해 늘어났다.반면 진보로 여기는 사람은 줄어 둘 사이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졌다.
또한 동성애자나 탈북·이민자 등 소수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배타적 인식은 강해졌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9∼10월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 8천명을 대상으로 한 '2019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다.◇ 보수성향 증가하고 진보는 감소세 전환
20일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자신의 이념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본 응답자 비율은 24.7%로 전년도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매우 보수적'이라는 응답 비율이 2018년 2.5%에서 지난해 3.8%로 상승했고 '다소 보수적'은 18.7%에서 20.9%로 올라갔다.
이에 비해 진보성향 응답자 비중은 28.0%로 전년도보다 3.4%포인트 내려갔다.'매우 진보적'이라는 응답이 3.1%, '다소 진보적'은 24.9%로 각각 전년도보다 0.2%포인트와 3.2%포인트 떨어졌다.
보수성향 응답률은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3년(31.0%)부터 2017년(21.0%)까지 줄곧 하락하다 2018년(21.2%) 약간 올랐고 지난해에는 상승 폭이 더 늘었다.
반면 스스로 진보성향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3년 22.6%, 2014년 22.5% 이후 2017년 30.6%, 2018년 31.4%로 꾸준히 오르다 작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이에 따라 진보·보수 성향 응답률 차이는 2018년 10.2%포인트에서 3.3%포인트로 바짝 좁혀졌다.
2013년에는 보수(31.0%)가 진보(22.6%)보다 8.4%포인트 높았다가 2017년 진보 30.6%, 보수 21.0%로 역전됐는데 다시 보수가 세를 넓히는 흐름이다.
자신의 이념성향이 '중도적'이라고 한 사람은 47.2%였다.
전년도 조사(46.3%)보다 소폭 비율이 올랐다.
국민들은 또한 여러 유형의 사회갈등 가운데 보수·진보간 갈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사회갈등 정도를 1∼4점으로 측정한 결과 보수·진보간 갈등이 3.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빈곤층·중상층(3.0점), 근로자·고용주(2.9점), 노인층·젊은층, 개발·환경보존 갈등(이상 각 2.8점) 순으로 집계됐다.◇ 소수자 배제 심해져…행복감·국가 자긍심 등 만족도 하락
소수자를 배제하는 인식은 이전 조사보다 뚜렷하게 강해졌다.
동성애자를 친구·이웃·가족 등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은 57.1%로 전년도의 49.0%에서 8.1%포인트 상승했다.
또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해서는 25.5%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전년도(12.6%)에서 12.6%포인트나 높아지면서 조사 시작 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외국인 이민·노동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은 11.3%로 역시 처음으로 두자릿수 비율을 보였다.
전년도(5.7%)와 비교하면 5.6%포인트 올랐다.
행복감이나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인식, 국가에 대한 자긍심 등은 소폭이지만 전년도보다 낮아졌다.
10점 만점으로 측정한 행복감은 6.5점으로 전년도(6.6점) 보다 하락했다.
삶에 대한 만족도 역시 2017년 6.1점에서 지난해 6.0점으로 내려갔고,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4점 만점에 2.9점으로 역시 전년도보다 0.1점 떨어졌다.
정치·경제·민주주의 수준에 대한 만족도도 대체로 하락했다.
10점 만점 기준으로 정치상황 만족도는 4.4점에서 4.1점으로, 민주주의 수준 만족도는 5.6점에서 5.3점으로 떨어졌다.
경제상황 만족도는 4.1점으로 전년도와 동일했다.◇ 불매운동, 집회·시위 참여자 늘어…검경 신뢰도 동반 하락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들의 정치·사회활동 유형이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사회단체 참여율은 동창회·향우회가 33.2%로 여전히 가장 높았으나 전년도(36.0%)보다 낮아졌다.
이에 비해 동호회(20.2%), 봉사·기부단체(8.4%), 지역사회 모임(8.3%), 직능단체(4.3%), 시민단체(3.2%)의 참여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정치참여 경험은 주변인과의 대화(63.1%)가 가장 많았으나 전년도(72.0%)보다는 하락했다.
이에 비해 일본 불매 영향으로 불매운동 참여율이 5.9%에서 43.5%로 급등했고 서명운동 참여(16.0%), 온라인 의견 개진(12.7%), 시위·집회 참여(8.9%), 정부·언론에 의견 제시(7.8%) 등 나머지 유형의 응답률도 높아졌다.
국민들이 학연·지연 위주의 사회활동에서 점차 벗어나고 정치참여 활동도 더 적극적 형태로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박준 한국행정연구원 사회조사센터장은 "향우회 등 1차 집단 위주였던 우리 국민의 사회단체 참여가 지역사회 모임이나 자원봉사·시민단체 등 공공적 성격으로 다변화하는 것으로 긍정적 변화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가 기관별 신뢰도 조사에서는 국회가 '꼴찌'를 유지한 가운데 수사권 조정 문제로 대립하는 검찰과 경찰의 점수가 동반 하락한 것이 눈에 띈다.
4점 만점 기준으로 검찰은 2.2점에서 2.1점으로, 경찰은 2.3점에서 2.2점으로 각각 내려갔다.
국회는 1.9점으로 최하위였고 의료기관이 2.6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밖에 신문사(2.2), 종교기관(2.3), 방송사(2.3), 지방자치단체(2.4)의 신뢰도가 전년도보다 0.1점씩 낮아졌다.박준 소장은 "4점 만점에서 0.1점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행복감·국가 자긍심·정치 만족도↓…검경 신뢰도 동반 하락
한국행정연구원 '2019 사회통합실태조사'
우리 국민 중 자신의 이념 성향이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지난해 늘어났다.반면 진보로 여기는 사람은 줄어 둘 사이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졌다.
또한 동성애자나 탈북·이민자 등 소수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배타적 인식은 강해졌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9∼10월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 8천명을 대상으로 한 '2019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다.◇ 보수성향 증가하고 진보는 감소세 전환
20일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자신의 이념성향을 보수적이라고 본 응답자 비율은 24.7%로 전년도보다 3.5%포인트 높아졌다.
'매우 보수적'이라는 응답 비율이 2018년 2.5%에서 지난해 3.8%로 상승했고 '다소 보수적'은 18.7%에서 20.9%로 올라갔다.
이에 비해 진보성향 응답자 비중은 28.0%로 전년도보다 3.4%포인트 내려갔다.'매우 진보적'이라는 응답이 3.1%, '다소 진보적'은 24.9%로 각각 전년도보다 0.2%포인트와 3.2%포인트 떨어졌다.
보수성향 응답률은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3년(31.0%)부터 2017년(21.0%)까지 줄곧 하락하다 2018년(21.2%) 약간 올랐고 지난해에는 상승 폭이 더 늘었다.
반면 스스로 진보성향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3년 22.6%, 2014년 22.5% 이후 2017년 30.6%, 2018년 31.4%로 꾸준히 오르다 작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이에 따라 진보·보수 성향 응답률 차이는 2018년 10.2%포인트에서 3.3%포인트로 바짝 좁혀졌다.
2013년에는 보수(31.0%)가 진보(22.6%)보다 8.4%포인트 높았다가 2017년 진보 30.6%, 보수 21.0%로 역전됐는데 다시 보수가 세를 넓히는 흐름이다.
자신의 이념성향이 '중도적'이라고 한 사람은 47.2%였다.
전년도 조사(46.3%)보다 소폭 비율이 올랐다.
국민들은 또한 여러 유형의 사회갈등 가운데 보수·진보간 갈등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사회갈등 정도를 1∼4점으로 측정한 결과 보수·진보간 갈등이 3.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빈곤층·중상층(3.0점), 근로자·고용주(2.9점), 노인층·젊은층, 개발·환경보존 갈등(이상 각 2.8점) 순으로 집계됐다.◇ 소수자 배제 심해져…행복감·국가 자긍심 등 만족도 하락
소수자를 배제하는 인식은 이전 조사보다 뚜렷하게 강해졌다.
동성애자를 친구·이웃·가족 등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은 57.1%로 전년도의 49.0%에서 8.1%포인트 상승했다.
또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해서는 25.5%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
전년도(12.6%)에서 12.6%포인트나 높아지면서 조사 시작 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외국인 이민·노동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은 11.3%로 역시 처음으로 두자릿수 비율을 보였다.
전년도(5.7%)와 비교하면 5.6%포인트 올랐다.
행복감이나 우리 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인식, 국가에 대한 자긍심 등은 소폭이지만 전년도보다 낮아졌다.
10점 만점으로 측정한 행복감은 6.5점으로 전년도(6.6점) 보다 하락했다.
삶에 대한 만족도 역시 2017년 6.1점에서 지난해 6.0점으로 내려갔고, 국가에 대한 자긍심은 4점 만점에 2.9점으로 역시 전년도보다 0.1점 떨어졌다.
정치·경제·민주주의 수준에 대한 만족도도 대체로 하락했다.
10점 만점 기준으로 정치상황 만족도는 4.4점에서 4.1점으로, 민주주의 수준 만족도는 5.6점에서 5.3점으로 떨어졌다.
경제상황 만족도는 4.1점으로 전년도와 동일했다.◇ 불매운동, 집회·시위 참여자 늘어…검경 신뢰도 동반 하락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들의 정치·사회활동 유형이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사회단체 참여율은 동창회·향우회가 33.2%로 여전히 가장 높았으나 전년도(36.0%)보다 낮아졌다.
이에 비해 동호회(20.2%), 봉사·기부단체(8.4%), 지역사회 모임(8.3%), 직능단체(4.3%), 시민단체(3.2%)의 참여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정치참여 경험은 주변인과의 대화(63.1%)가 가장 많았으나 전년도(72.0%)보다는 하락했다.
이에 비해 일본 불매 영향으로 불매운동 참여율이 5.9%에서 43.5%로 급등했고 서명운동 참여(16.0%), 온라인 의견 개진(12.7%), 시위·집회 참여(8.9%), 정부·언론에 의견 제시(7.8%) 등 나머지 유형의 응답률도 높아졌다.
국민들이 학연·지연 위주의 사회활동에서 점차 벗어나고 정치참여 활동도 더 적극적 형태로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박준 한국행정연구원 사회조사센터장은 "향우회 등 1차 집단 위주였던 우리 국민의 사회단체 참여가 지역사회 모임이나 자원봉사·시민단체 등 공공적 성격으로 다변화하는 것으로 긍정적 변화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가 기관별 신뢰도 조사에서는 국회가 '꼴찌'를 유지한 가운데 수사권 조정 문제로 대립하는 검찰과 경찰의 점수가 동반 하락한 것이 눈에 띈다.
4점 만점 기준으로 검찰은 2.2점에서 2.1점으로, 경찰은 2.3점에서 2.2점으로 각각 내려갔다.
국회는 1.9점으로 최하위였고 의료기관이 2.6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밖에 신문사(2.2), 종교기관(2.3), 방송사(2.3), 지방자치단체(2.4)의 신뢰도가 전년도보다 0.1점씩 낮아졌다.박준 소장은 "4점 만점에서 0.1점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