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대남병원서 의료진 집단감염…첫 '코호트 격리' 시행되나

전문가 "증상자 빠르게 검사해서 확진자 걸러내는 게 급선무"
청도 대남병원 의료진이 국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이 이 병원을 '코호트 격리'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에 같이 노출된 사람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격리하는 조치를 뜻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환자가 확진 전 방문한 병원이나 응급실 등을 폐쇄한 적은 있지만 코호트 격리를 시행한 곳은 아직 없다.

앞서 16번 환자와 그의 딸인 18번 환자가 확진 전 입원해있던 광주21세기병원이 장기간 폐쇄·격리됐으나 코호트 격리는 아니었다.당시 중대본은 "입원환자의 상태와 치료 필요성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격리방식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광주21세기병원은 16·18번을 제외하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의료진 감염도 없었다.

청도 대남병원에서는 이미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보조인력 5명이 집단감염돼 병원 내 전파 위험이 높아진 상태다
더욱이 청도 대남병원은 청도군 보건소, 군립청도노인요양병원, 에덴원(요양원)과 통로가 연결된 채 붙어 있다.

한 지붕 아래 각 시설이 연결돼 있어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구조다.면역력이 떨어지는 장기 입원 환자도 적지 않아 추가 감염 우려가 크다.

의료계에서는 당장 이 병원을 코호트 격리할지보다는 확진자를 빠르게 걸러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병동이 이미 폐쇄된 상태이므로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가 원내에서 또 다른 감염자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시급하다는 조언이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은 "코호트격리보다는 우선 증상자들을 빠르게 검사해서 확진자는 (격리병상으로) 입원시키고 아닌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청도 대남병원에서의 병원 내 전파를 조기에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한 환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였다"며 "고령의 만성질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은 감염 관리의 사각지대라는 점을 인식하고 적정한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