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박재완 선임…"첫 사외이사 의장"(종합)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이사회 독립성과 경영투명성 제고"
사내이사 후보에 한종희 사장·최윤호 사장 추천

삼성전자 이사회가 사상 처음으로 사외이사에 의장직을 맡겼다. 삼성전자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자진 사임한 이상훈 이사회 의장의 후임으로 박재완 사외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8년 3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 데 이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재완 신임 의장은 이사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고 이사회를 소집해 회의를 진행하게 된다. 또한, 이사들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도 수행한다.

이명박 정부 때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박 의장은 2016년 3월부터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이상훈 전 의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으로 지난해 12월 구속됐으며 이에 따라 선임일이 가장 빠른 박재완 사외이사가 의장직을 대행해왔다. 이 전 의장은 14일 자진 사임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는 박재완 사외이사가 의장으로 선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재계에서 경영 투명성 제고와 주주권익 보호 등을 이유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 가운데 의장을 선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는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SK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또 사내이사 후보로 한종희 사장과 최윤호 사장을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인 한종희 사장은 세트 사업 부문의 선임 사업부장으로 주요 핵심 보직을 두루 경험했다.

이사회와 사업부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면서 회사의 사업 역량과 이사회의 위상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경영지원실장(CFO)인 최윤호 사장은 재무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부의 경영 활동을 지원하고 견제하는 한편, 사업 부문 간 주요 의사결정을 조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종희 사장과 최윤호 사장은 다음 달 18일 열리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현재 이상훈 의장의 사퇴로 사내이사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 등 3명이며 주총에서 사장 2명이 선임되면 사내이사는 5명으로 늘어난다.

사외이사는 이번 주총에서 신규로 선임하지 않을 예정으로 기존의 6명이 유지된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 등에 따라 지난해 10월 사내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물러나 부회장직만 맡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