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 강화…온라인 쇼핑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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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브랜드 스토어로 만들어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를 쇼핑 부문으로 유도하는 전략이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유명 브랜드 200여곳 유치
카카오, 광고 상품과 쇼핑 연계
공동구매시 저렴하게 제품 판매
올 상반기 '네이버 통장' 출시
카카오페이, 증권업 본격 진출
○“모든 온라인 쇼핑의 관문”네이버는 최근 쇼핑 사업 강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앞으로 대형 브랜드와 유통사 간 파트너십을 강화해 커머스(상거래) 생태계를 확대하려고 한다”며 “네이버 쇼핑 안에 별도의 브랜드 스토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네이버는 소상공인 위주의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해왔다. 앞으론 여기에서 한 발 나아가 유명 브랜드들로 구성된 새로운 쇼핑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10개 가전 브랜드를 시작으로 패션의류, 생활필수품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올해 내로 200개 이상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이 네이버의 목표다. 한 대표는 “네이버 쇼핑 내 브랜드 스토어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네이버가) 모든 온라인 쇼핑의 시작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그동안 쌓아둔 이용자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강점인 데이터를 잘 가공해 판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도움을 넘어서 데이터 컨설팅 수준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급성장 중인 카카오톡 ‘톡딜’카카오도 지난해부터 전자상거래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5월에 선보인 쇼핑 서비스 ‘톡딜’이 주인공이다. 카카오의 전자상거래 전문 자회사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톡딜은 공동 구매 서비스다. 구매자가 두 명만 모여도 다른 인터넷몰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지인들과 대화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톡딜에 참여하게 된다는 의미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3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톡딜이 매 분기 노출 상품 수를 두 배 이상 늘리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올해는 광고와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융합하는 게 목표다. 광고 사업을 견인하는 상품은 카카오톡의 대화목록 상단에 노출되는 톡보드다.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였다. 여 대표는 “제품 판매자가 카톡을 통해 광고와 판매, 고객 관리까지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도 편하다”며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고 주문내역을 관리하는 일이 몇 번의 터치로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결제 서비스 시장에서의 입지가 달라진 것이 배경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이용자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 업계에선 결제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사업을 벌일 수 있을 만큼 고객층이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 서비스와 연계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테크핀(정보기술 기업이 주도하는 금융 서비스) 사업의 고삐를 바짝 죌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본사에서 독립한 금융 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올해부터 본격 가동한다. 한 대표는 “올 상반기 ‘네이버 통장’ 출시를 시작으로 고객들이 신용카드 추천과 증권·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경험토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금융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받아 증권업에 본격 진출했다. 여 대표는 “올해부터는 실명 계좌 기반의 ‘머니 2.0’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기존 카카오페이 이용자가 선불 충전 계좌(사용할 돈을 계좌에 미리 충전하는 방식)를 실명 증권 계좌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카카오페이 이용자에게 증권시장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