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신천지 포교 성수기"?…코로나19 '가짜뉴스'에 지역사회 혼란 가중

코로나19 확산에 '가짜뉴스' 무차별 기승
"31번 확진자 부산 동구 방문" 가짜뉴스로 판별
대구·경북지역 가짜뉴스 급증…경찰 "엄정 대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이 신천지 포교(전도) 성수기래요. 대학 입시 실패한 청년들이 타깃이랍니다."
"코로나 확진 환자 2명이 결국 병원에서 탈출했대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속출하면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자 지역사회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고 있다.2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기준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63건을 수사해 이 중 36건과 관련해 49명을 검거했다. 허위조작정보 유포가 26건(34명), 개인정보 유포 10건(15명)이다.

가짜뉴스는 SNS,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타고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날 부산 동부경찰서는 최근 동구를 중심으로 퍼진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 생산자와 유포 경로 등을 조사하는 내사에 착수했다. 가짜뉴스는 "31번째 확진자가 최근 부산 동구를 방문했다. 부산 동구보건소도 비상이 걸렸다"는 내용이다.부산 동구가 "동구보건소 확인 결과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가짜뉴스는 퍼진 뒤여서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

지역 온라인 '맘카페'도 가짜뉴스가 퍼지는 주요 무대다. 이날 한 맘카페에선 "신천지가 최근 포교를 멈추지 않는 건 지금이 성수기이기 때문", "대학 입시에 실패한 청년들이 주 타깃"이라는 내용의 글이 수차례 공유됐다. 이 역시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카더라'성 글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한 대구·경북 지역 관련 가짜뉴스도 성행하고 있다. 전날 '슈퍼 전파자' 의혹을 받는 31번 확진자의 사진이 인터넷상에 무분별하게 퍼졌다. 경찰은 해당 사진·영상 속 여성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사진=대구지방경찰청
지난 19일에는 112 상황실 신고 현황이 담긴 사진과 함께 "코로나 확진 환자 2명이 대구에서 탈출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돼 지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대구지방경찰청 확인 결과 이는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병원에 격리 조치된 환자 2명이 병원을 나가고 싶다며 간호사와 갈등을 빚은 게 병원을 탈출했다는 내용으로 부풀려졌다는 설명이다.

경북 포항에서도 가짜뉴스와 허위 메시지가 퍼졌다. "대구에서 온 하사관 1명(확진자)이 포항에서 해병대 하사와 접촉했다"는 내용에 지역 상가와 시장 위치 등이 상세하게 담겼다. 포항시청으로 시민들 문의전화가 쏟아졌으나 이 역시 가짜뉴스로 밝혀졌다.경찰은 전날까지 허위조작 게시물 241건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나 사이트 운영자 등에 삭제·차단을 요청하며 엄정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 누리꾼은 "솜방망이 처벌로는 가짜뉴스 확산을 못 막는다. 가짜뉴스를 퍼트린 사람들을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청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 및 업무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다"며 "수사역량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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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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