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전국 개학연기 현재는 계획 없어…가능성은 열어놨다"

코로나19 대응조직 확대해 부총리가 본부장으로…서울시와 공동대응단 구성
대학 기숙사 미입소 유학생에 '거주시설' 제공…'353명 수용' 규모 지나치게 작아
교육부가 현시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전국적으로 학교 개학을 연기할 계획이 없다고 21일 밝혔다.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을 미룰 계획이 있는지 묻자 "계획이 없다"고 대답했다.

다만 김 실장은 개학 연기를 검토하는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 하지 않고 있다고 말씀드리기도 어렵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대구는 전날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 개학을 3월 9일로 일주일 연기했다.이후 경남과 서울 등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개학을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개학연기 청원은 이날 오후 3시까지 8천3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교육부는 "현재 상황을 엄정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면서 "교육감들의 지역 상황 판단과 코로나19의 확산 추이를 감안해 개학 연기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이날부로 자체 코로나19 대응조직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본부장인 '대책본부'로 확대·개편했다.

대책본부에는 '유·초·중등 대책단'과 '대학 및 유학생 대책단'이 마련된다.

교육부는 이날 서울시와 대책 회의를 열고 '중국 입국 유학생 공동대응단'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이 회의에서는 중국에서 유학생이 입국할 때 대학이 자체 수송하기 어려운 경우 서울시와 자치구가 운송수단(셔틀)과 비용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기숙사 등 대학이 운영하는 시설이 수용하지 못한 유학생은 서울시 인재개발원 등 5개 임시거주시설에 수용하기로 했다.

임시거주시설에는 의심 증상이 있었으나 음성판정을 받은 유학생이나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대상자가 됐으나 머물 곳이 없는 유학생이 등이 우선 입주한다.

다만 입주는 '자율'로 해당 유학생이 신청하지 않으면 입주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5개 임시거주시설 최대 수용 인원이 353명이라고 밝혔다.

격리는 '1인 1실'이 기준이어서 대학들이 기숙사를 최대한 활용해도 수용하지 못하는 인원이 대학별로 수백명씩 된다.

이 때문에 교육부와 서울시가 확보한 임시거주시설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숙사 밖에 거주하는 유학생에 대해서는 하루 두 차례 전화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교육부는 각 자치구에 특별교부금을 지원, 인력을 채용해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상증세가 있는 유학생에 대해 '방문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여론에 밀려 유학생에 대해 과학적 근거 없이 과도한 조처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현재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에 대해 2주간 격리와 등교중지를 요청하고 있는데 애초 이를 '자율격리'라고 표현했다.

자율격리는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이 사용하는 '자가격리'와 다른데 용어는 비슷한 데서 혼란이 불거졌고 결국 교육부도 최근부터 자율격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입국한 '관광객'은 코로나19 증상이 없으면 국내에서 이동에 별달리 제한받지 않지만, 유학생만 스스로 격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특히 교육부가 수용시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유학생 격리를 시행해 대학에 부담만 지우고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