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청정 강원' 31번 환자 접촉에 34일 만에 뚫렸다

춘천서 30대 2명 '확진' 판정…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찾아 예배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한 달 넘게 '청정지역'을 유지해온 강원도 역시 코로나19를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발생 이후 34일 만에 강원지역 방역망이 뚫리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확진 판정을 받은 춘천시민 2명이 '슈퍼전파자'로 의심받는 31번 확진자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돼 도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춘천시 등에 따르면 춘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2명이 도보건환경연구원의 1차 검사와 질병관리본부의 2차 검사에서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가 됐다.

두 사람은 증상이 없어 자가격리됐으나 곧 강원대병원 음압 병상으로 옮겨진다.

이들은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지난 16일에 같은 교회를 찾았으며, 예배 시간이 겹치지는 않았다.

복수의 신천지 탈퇴 신도들에 따르면 전국 주요 도시에 12개 지파를 둔 신천지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신도들에게 예배를 보도록 가르치는데, '교회 출석'은 신도의 매우 중요한 의무다.

모든 신도가 수요일과 일요일 교회에 출석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불출석 시 '강한 책망' 등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또 전도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상당 금액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신천지의 철저한 내부 규율 때문에 명절 연휴 고향에 내려가더라도 근처 다른 지파에 소속된 교회에라도 가서 출석을 '인증'해야 하는 게 하나의 관례라고 신도들은 말한다.

일부 신도가 때때로 소속 교회가 아닌 다른 지역 교회에 출석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으로 강원지역 확진자 2명 역시 비슷한 이유로 대구교회를 찾았을 가능성이 크다.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대부분이 신천지와 관련성이 큰 만큼 강원지역 확진자 2명의 16일 이후 접촉자와 동선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이를 파악하지 못할 시 지역사회 확산 단계로 접어든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춘천시는 우선 신천지에 협조를 요청해 시내 예배당 3곳을 폐쇄하고 방역작업을 했으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예배 등 단체활동을 금지하도록 했다.

도 차원에서도 춘천을 비롯해 도내 5개 시군에 있는 신천지 시설을 폐쇄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학 조사관은 확진자 2명의 신용카드, 교통정보 시스템, 폐쇄회로(CC)TV 등을 이용한 동선 파악에 나섰다.

파악된 동선은 정부 지침에 따라 최대한 공개할 방침이다.

시는 지역 내 또 다른 종교시설에도 행사 자체를 요청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