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지순례 신자들 코로나 확진…가톨릭신문사 폐쇄

다수 신자·가이드 확진…신문사 "매우 송구스럽다" 유감 표명
확진자 소속 천주교 안동교구도 폐쇄…광주대교구, 창설 83년만에 첫 미사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천주교 신자들 사이도 파고들었다.최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천주교 신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19 확인 환자가 다수 나오면서 순례를 운영한 가톨릭신문사가 서울본사와 대구본사 등 사무실 2곳을 모두 폐쇄하고, 직원들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가톨릭신문사 사장 김문상 디오니시오 신부는 22일 밤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리며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하게 돼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 신문사에 따르면 가톨릭신문사 서울본사 투어팀 가이드 1명과 경북 의성, 안동, 영주 지역 여행객 38명은 이달 8∼16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왔다.귀국 후 성지 순례 여행객 중 경북 예천군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59세 여성이 21일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신문사는 우선으로 서울·대구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자가격리하도록 했고, 두 본사 사무실도 폐쇄하고 소독에 들어갔다.

투어팀 가이드도 21일 코로나 19 검사를 받았고 이튿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 치료받고 있다.서울 구로구에 사는 이 가이드는 앞선 18일 신문사 서울 본사로 출근한 바 있다.

이날 서울 광진구에 있는 한 10층짜리 빌딩 7층에 위치한 신문사 사무실을 방문한 결과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내부에는 아무도 근무하지 않았다.

성지순례객 중 코로나 19확진을 받은 사람은 이들 2명 외에도 천주교 안동교구 소속 신자 등으로 그 수가 계속 늘고 있다.신문사 측은 2차 감염을 방지하고자 순례지였던 이스라엘 측에도 코로나 19 확진사항을 알려, 현지 가이드와 버스 기사가 코로노 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현재까지 현지 가이드는 감염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아울러 성지 순례객들이 묵었던 호텔 측에도 알리고 방역작업을 요청했다.

천주교 안동교구는 3월 13일까지 3주간 미사를 중단하고 교구 내 성당 40곳 등 모든 시설을 폐쇄한 뒤 방역에 들어갔다.
안동교구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확진) 연락을 받기 전부터 미리 대처했다"면서 "미사는 물론 신자가 모이는 모든 모임과 회합, 행사도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천주교 광주대교구도 다음 달 5일까지 미사와 모든 모임을 중단하기로 했다.

광주대교구 미사가 전면 중단된 것은 1937년 교구 창설 이래 83년 만에 처음이다.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이날 오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에 따른 교구 긴급지침'을 발표하고 교우들이 함께하는 미사와 사목회의, 회합 등 모든 모임을 중단하도록 했다.

다만 신자들이 개인적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성당은 개방한다.

각 성당 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할 것을 당부했으며 신자들에게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요청했다.

'재의 수요일 전례'도 생략하고 병자 영성체 의식도 하지 않기로 했다.

위급한 병자만 사제가 마스크를 쓰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한 상태에서 병자성사를 하도록 했다.

고해성사 역시 성당 내 고해소가 아닌 환기가 잘 되는 개방된 곳에서 한다.

광주대교구는 신자들에게 집에서 바이러스 감염증 퇴치와 의료 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선행을 할 것을 권고했다.

광주대교구에는 140개 성당이 있으며 신자 수는 2018년 12월 기준 36만3천여명이다.김 대주교는 "미사 중단 결정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차단하고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자 사회적 책임을 위한 선택"이라며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