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0] 선거구 획정 아직도 '깜깜이'…획정기준 관건

4·15 총선이 성큼 다가왔지만 국회는 아직도 선거구 획정 논의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촉박한 일정 등을 고려해 선거구 변동 폭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지만, 선거구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역의 예비후보들과 유권자들은 '깜깜이' 상태에 놓여 있다.23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민주 통합 의원 모임' 등 여야 3개 교섭단체의 원내대표 및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는 이날 오후 '3+3' 회동을 갖고 선거구 획정 논의를 이어간다.

앞서 3+3은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로부터 선거구 인구 하한 13만6천565명, 상한 27만3천129명으로 하는 기준치를 제시받았다.

총선 15개월 전인 2019년 1월 말이 기준시점이다.이에 따르면 현재 253개 지역구 중 인구 하한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3곳(경기 광명갑, 부산 남구을, 전남 여수갑)이다.

상한을 넘기는 것은 15곳(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 남동을, 서구갑, 경기 수원무, 평택을, 고양갑, 고양병, 고양정, 용인병, 화성을, 강원 춘천, 전북 전주병, 전남 순천, 경남 김해갑, 세종)이다.

과거 총선의 경우 인구 기준에 맞춰 지역구 의석수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선거법에 '선거구 253곳'이 명시되면서 1곳이 분구되면 합구 등을 통해 1곳이 없어져야 하는 상황이다.일단 상한 초과 선거구들의 갑·을·병·정 등 한 행정구역을 쪼갠 선거구들 사이에 인구 편차로 인한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야는 읍·면·동 단위 지역까지 선거구를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중앙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상태다.

특히 통폐합 대상 지역구가 어느 곳으로 되느냐에 따라 각 당 이해관계가 필연적으로 엇갈릴 수밖에 없다.여야는 인구가 가장 많은 세종이 분구돼야 한다는 점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지만, 나머지 선거구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인구 기준에 따라 3곳씩은 늘리고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당은 이를 1곳씩으로 최소화하자고 주장한다.

선관위가 제시한 인구 기준이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도 미지수다.

앞서 선거법 개정을 함께 추진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는 전북 김제·부안의 인구(13만9천470명)를 하한선으로 논의했지만 통합당은 경기 동두천·연천(14만541명)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 통합 의원 모임'에서는 선거구획정위가 굳이 국회의 의견을 참고할 필요 없이 객관적 기준에 따라 획정안을 만들어도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여야가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내달 5일(총선 41일 전) 본회의까지 여야 논의에 진척이 없으면 국회의장이 획정위 안을 반영한 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가능성도 있다.

선거법상 선거구획정위의 선거구획정안 국회 제출 법정시한은 선거일 전 13개월인 지난해 3월 15일로, 이를 넘긴 지 이미 오래다.

총선 때마다 선거구 획정은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이뤄져 왔다.17대 총선 때는 선거를 37일, 18대 47일, 19대 44일, 20대 42일을 각각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