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24시간 불 밝혔던 서울대 도서관 '야간 폐쇄'

열람실 운영시간 축소·출입문서 체온 검사…"1980년대 이후 처음인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24시간 운영하던 서울대 중앙도서관도 심야에 문을 닫는다.23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중앙도서관은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중앙도서관 모든 자료실과 열람실 이용 시간을 오전 9시∼오후 9시로 변경한다.

기존에는 일반 열람실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24시간 열람실은 말 그대로 24시간 이용할 수 있었다.

아울러 서울대는 중앙도서관 출입문 9개 중 5개를 폐쇄하고, 4개 출입구로만 학생이 드나들도록 할 방침이다.해당 출입구에서는 근무자들이 출입자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중국 방문 여부와 호흡기 증상 유무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14일 이내에 중국에 방문했거나 발열 증상이 있는 경우 도서관 출입이 제한되며, 출입자 확인을 위해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경비인력과 사서들이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김명환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은 "1980년대 이후 학생운동이 한창이었을 때나 안전을 위해 도서관을 일부 폐쇄된 적은 있어도 이렇게 감염병이 급격하게 확산해서 일부 닫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김 관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견돼 감염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상황"이라면서 "다수 구성원이 이용하는 도서관 특성상 대응 조치를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서관 출입구에는 "우리는 발병국가들에서 온 유학생, 교수, 연구원 등의 건강을 지키고 그들이 느낄 불안을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금은 우리 서울대 공동체의 따뜻한 포용력과 이성적이고 민첩한 대응 능력을 보여주기에 더없이 좋은 때"라는 내용의 안내문도 붙었다.

학생들은 밀폐된 실내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도서관 환경을 고려하면 적절한 조치라며 납득하는 분위기였다.미학과 김모(23)씨는 "도서관은 밀폐된 장소에서 여러 명이 모여 공부를 하는 곳이라 걱정이 됐다"면서 "누군가가 기침을 하면 자연히 쳐다보게 되고, 나도 더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학과 손호석(25)씨는 "준비하고 있는 시험까지 아직 시간이 많아 열람실 이용 시간이 줄어도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다만 국가공무원 5급 공채 1차 시험이 다음 주 토요일이라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난감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명환 도서관장은 "공교롭게도 오는 29일 국가공무원 5급 공채 시험이 있어 24시간 도서관을 이용하던 수험생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임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