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행동주의 바람…한진칼·S&TC '주총 핫이슈 종목'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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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대주주보다 소액주주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주는 차등배당을 실시하는 상장회사가 점차 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4년 연속 차등배당을 결정한 금호석유화학의 여수 고무2공장에 불이 환하게 켜진 모습. 금호석유화학 제공
상장회사 주주총회가 몰려 있는 다음달 ‘주총 시즌’을 앞두고 주주 행동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대량 보유 공시의무(일명 5%룰) 완화, 전자투표 활성화 등에 힘입어 상장사에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56개 상장사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이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적용되는 5%룰 완화 덕분에 가능해졌다. 5%룰은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거나 지분율에 1% 이상 변동이 생길 경우 보유목적 등을 5일 이내 공시하도록 한 규정이다. 종전까지 보유목적은 ‘경영참여’와 단순투자 단 두 가지뿐이었다. 개정된 5%룰은 여기에 일반투자를 새롭게 추가했다. 기관이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관련 주주권을 행사할 경우를 경영권 영향이 없는 일반투자 활동으로 분류해 공시의무를 완화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물론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운용 등 국내 자산운용사, 프랭클린리소시스 등 일부 외국계 기관까지 주요 상장사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 공시했다.

주총 참석이 어려운 소액주주 권리 보장을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상장사도 늘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전자투표 도입을 공식화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현대차그룹이 전체 상장계열사에서 전자투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미 한진칼 등 일부 상장사에서는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한 주주연합과 기존 대주주 간 지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진그룹이 한진칼 배당 성향을 확대하기로 하고, ‘배당 짠돌이’로 불렸던 S&TC 등 S&T그룹 계열사들이 분기 배당을 도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요구에 직면한 상장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박완필 파트너는 “주총에서 주주들의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자회사 구조조정 등 요구가 관철될 경우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슈가 발생한 종목 중 현 주가 대비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고 실적·자산 등 지표가 매력적인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